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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파는 이번 월드컵에서 한 가구당 경기별 4장, 최대 40장까지 입장권을 살 수 있게 한 뒤, 이를 재판매 플랫폼에 되팔 수 있도록 허용했다. 특히 과거 대회에서 ‘액면가’로만 재판매를 허용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재판매 가격에 상한을 두지 않아, 시세 차익을 노린 ‘되팔이’(암표상)가 대거 몰렸다. 여기에 수요에 따라 값이 오르내리는 변동가격제까지 처음 도입하면서 초기 가격이 과도하게 높아졌고, 피파는 사상 최고가 티켓값 논란에 휩싸였다.
문제는 개막이 임박하면서 팔리지 않은 표가 한꺼번에 시장에 풀렸다는 점이다. 재판매가 중간값은 지난 한 달 새 20% 급락했고, 거래 때 부과되는 26%의 재판매 수수료까지 감안하면 이제 대부분의 재판매가 손해로 끝날 수 있다고 FT는 분석했다. 이는 일부 경기에서 관객석이 텅 빈 채 경기가 치러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실제 흥행 부진은 특정 팀 경기에 집중돼 있다. 이란 경기는 약 1만 6000장이 팔리지 않았고, 일반석 최저가는 138달러(약 21만원)에 그쳤다. 주최국인 미국조차 고전하고 있다. 미국의 파라과이전(미국 개막전) 입장권이 재판매 포털에만 4400장 남았는데 중간값이 800달러(약 121만원)를 웃돌고, 피파에서 직접 살 수 있는 최저가도 1120달러(약 170만원)에 달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스페인·우루과이 등 우승 경험국과 한 조에 묶이는 ‘좋은 대진’을 받고도 세 경기에 평균 3900장씩 매물이 남았고, 중간값은 액면가를 밑돈다. 2034년 월드컵 유치에 막대한 돈을 쏟아부었지만, 대표팀 인기는 인구 50만명 안팎의 카보베르데에도 미치지 못했다.
반면 인기 경기는 정반대다. 홈에서 치르는 멕시코 경기는 매물이 경기당 300장에 불과하고 평균 4배 가격에 거래된다. 콜롬비아는 액면가의 5배 넘게 거래돼 평균 상승폭이 가장 컸고, 마이애미에서 열리는 콜롬비아-포르투갈전은 6배로 가장 비싸 남은 입장권 중간값이 3000달러(약 456만원)에 이른다.
높은 가격과 변동가격제는 팬 단체와 지역 정치권의 거센 반발을 불렀다. 뉴욕과 뉴저지주 법무장관은 “터무니없이 비싼” 입장권 가격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팬 단체들은 한 팀을 따라다니는 비용이 4년 전의 5배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뉴저지에서 열리는 결승전 입장권은 최저 4185달러(약 636만원)에서 시작해 일반석 5575달러(약 847만원), 프리미엄석 8680달러(약 1318만원)까지 치솟는다.
다만 피파는 그간 강한 수요를 강조해 왔다. 지난 1월 입장권 사이트에 5억건 넘는 예매 요청이 들어왔다고 밝혔고, 입장권·접객 판매로 30억달러(약 4조5558억원) 이상을 거둘 것으로 기대했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의 3배가 넘는 규모다.
암표 거래를 액면가로 제한하는 법이 있는 토론토에서는 재판매 물량이 거의 없다. 피파는 가격 비판을 의식해 뒤늦게 저가 입장권을 소량 내놨다. FT는 되팔이들이 이번 대회의 첫 패자가 될 처지에 놓였고, 피파는 ‘텅 빈 좌석’이라는 망신을 걱정하게 됐다고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