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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전문지인 ‘뉴스페이퍼’는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고은 시인의 문단 복귀 적절성’에 대한 설문을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99.3%가 고은 시인의 복귀를 반대했다고 10일 밝혔다. 반면 “충분히 자숙했다”며 복귀에 찬성한 응답자 수는 17명(0.7%)에 불과했다.
뉴스페이퍼에 따르면 이번 설문의 총 응답자 수는 2424명으로, 202명의 문인과 2222명의 독자들이 참여했다. 답변자 성별 비중은 여성이 1798명(74.2%), 남성이 386명(15.9%), 기타 240명(9.9%)이었으나, 성별과 나이에 따른 답변 편향은 없었다는 게 이 매체의 설명이다. 대부분이 고은 시인의 복귀에 대해 반대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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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 시인이 복귀를 위해 해야할 일(복수응답)로는 1836명(75.7%)이 ‘범죄사실인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1828명(75.4%)이 ‘피해자에 대한 사과’, 1674명(69.1%)이 프로필 및 책의 미화 금지를 필수 조건으로 꼽았다. 아울러 ‘대국민사과’(1007명·41.5%), ‘피해자와의 합의’(971명·40.1%), 기자회견(697명·28.8%), 특별히 해야할 일이 없다(614명·25.3%) 순으로 나타났다.
앞서 고은 시인은 실천문학사를 통해 최근 신작 시집 ‘무의 노래’와 대담집 ‘고은과의 대화’를 잇달아 펴냈다. 문단 내 성폭력을 고발한 ‘미투’사건으로 활동을 중단한 지 5년만이다. 그러나 성추행 논란과 관련한 제대로 된 해명이나 사과는 없었다.
이를 두고 문단 안팎에서는 미투 사태 이후 문단의 자정 노력을 무력화시키는 일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실천문학사는 작가 고은이 등단한 지 65년을 맞았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고은 시인의 성추행 의혹은 최영미 시인이 시 ‘괴물’에서 그를 암시하는 원로 문인의 과거 성추행 행적을 고발한 사실이 알려지며 불거졌다. 당시 논란이 커지자 고은 시인은 2018년 영국 가디언을 통해 ‘나 자신과 아내에게 부끄러울 일은 하지 않았다’고 의혹을 부인하며 ‘집필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최영미 시인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지만 2019년 항소심에서 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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