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실적 시즌…"변동성 커지는 시장, 믿을 건 실적뿐"

신하연 기자I 2025.01.22 16:53:49

상장사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한 달 전 대비 12%↓
순이익 전망치 38% 하향…"당분간 실적장세 전망"
LGD·삼성바이오 등 호실적으로 주가 상승
외국인도 실적 개선 기대 기업에 투자

[이데일리 신하연 기자] 본격적인 실적 시즌에 돌입하면서 당분간 실적장세가 나타날 전망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고환율 환경과 내수 부진, 수출 둔화 등 영향으로 상장사들의 실적 전망치가 줄줄이 하향 조정되는 가운데 당분간 종목별 주가 흐름을 좌우할 변수는 실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2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 기준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가 존재하는 265개 코스피·코스닥 상장 종목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 합산액은 51조 5131억원으로 집계됐다. 불과 한 달 전 추정치 58조 2299억원보다 12% 가까이 하향된 수준이다. 순이익 추정치 합산액의 경우 한 달 전 40조 3116억원에서 25조 3662억원으로 무려 37% 넘게 내렸다.

한 달 전 대비 영업이익 추정치가 큰 폭으로 하락한 종목은 티웨이항공(091810)으로, 90.2% 하향 조정됐다. 녹십자(006280)와 LG디스플레이(034220)가 각각 75.1%, 71.3% 하향 조정됐고 LG전자(066570)(-68.0%), SBS(034120)(-65.0%), 현대건설(000720)(-54.2%), 이마트(139480)(-46.8%), 롯데정밀화학(004000)(-45.0%) 등도 영업익 추정치가 큰 폭으로 내렸다.

반대로 영업이익 추정치가 상향된 종목은 컴투스(078340)(164.9%), 쎄트렉아이(099320)(105.7%), SK이노베이션(096770)(99.8%), 삼성E&A(028050)(55.8%), HD현대미포(010620)(19.5%) 순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선 실적 시즌에 본격 돌입한 가운데 4분기 기업들의 실적이 투자 심리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거시경제 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 기업들의 주가는 더욱 부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LG디스플레이(034220)는 4개 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주가가 2.35% 올랐다.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의 경우 지난해 연간 매출이 최초로 4조원을 돌파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이날 1.30% 오른 101만 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 이후 정책 불확실성 등이 작용하고 있는 기아(000270)도 2023년에 이어 지난해 역시 합산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이란 기대에 1.98% 올랐다.

올 들어 외국인의 ‘픽’을 받은 종목도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기업이 대부분이었다. 외국인은 연초 이후 SK하이닉스(000660)를 1조 6390억원어치 순매수 했는데, SK하이닉스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추정치는 각각 8조 132억원으로 한 달 전 추정치(8조 481억원)와 거의 달라지지 않았다.

순매수 2위 종목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1580억)의 경우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5243억원으로, 한 달 전 4814억원 대비 오히려 8.9% 상향 됐다. 외국인이 1560억원어치를 순매수한 한화오션(042660)(1560억) 역시 영업이익 추정치가 한 달 새 970억원에서 1152억원으로 18.8%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오는 23일에는 SK하이닉스, 현대차, 삼성SDS의 실적 발표가, 이어 24일에는 기아와 LG에너지솔루션 등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설 연휴(27~30일) 이후에도 굵직한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줄줄이 대기 중이다. 2월 3일 POSCO홀딩스, 5일 삼성중공업과 카카오뱅크, 6일에는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한국조선해양 등이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상장사 실적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는 상황에서는 중소형주보다 대형주 위주의 투자가 유효하다고 조언한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3분기 코스피 분기 영업이익은 -9.1%의 어닝 쇼크를 기록했고 4분기도 어닝쇼크 가능성이 높다”며 “이에 따라 2025년 코스피 주당순이익(EPS)이 하향 조정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대형주 강세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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