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달 탐사’ 재개 선언…“소련 영광 떠올려”

이현정 기자I 2022.04.13 16:13:44

올해 말, 달 탐사선 루나-25 발사 예정
푸틴 "옛 소련 시절에도 최초의 우주비행 성공해"
냉전 시기 미·러 우주경쟁 재현…협력 프로젝트 중단

[이데일리 이현정 인턴기자] 서방이 러시아의 우주 산업에도 제재를 가하고 있는 와중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달 탐사 프로젝트를 재개하고 우주 개발 계획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2일 보스토니치 우주기지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AFP)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러시아가 중단했던 달 탐사 프로젝트를 재개해 올해 말 달 착륙선 루나 25호를 발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날 푸틴 대통령은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를 방문해 1961년 최초로 우주비행에 성공한 옛 소련의 우주비행사 유리 가가린을 기념하는 행사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외부 세력이 끊임없이 방해하고 있지만 우리는 반드시 계획을 이행할 것이다”라며 우주개발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유리 가가린을 언급하며 “국제사회에서 완전히 고립됐던 옛 소련 시기에도 우리는 최초의 우주비행이라는 영광을 이룩했다”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특히 러시아가 “확실한 우위”를 가진 원자력 우주 에너지 기술과 차세대 우주 수송 장치, 인공위성 개발에 힘쓸 것이라고 선언했다.

WSJ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냉전 시기 미국과 러시아의 ‘우주 경쟁’이 재현되고 있다고 짚었다. 미국 등 서방의 우주 개발 기구들은 러시아를 규탄하며 협력 프로젝트를 중단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달 방사능을 견딜 수 있는 첨단 부품 공급 차단 등을 통해 러시아 우주 산업을 위축시킬 것이라고 발표했다. 아울러 유럽우주국(ESA)은 지난달 17일 화성의 생명체 흔적을 찾기 위해 러시아와 함께 10년 이상 추진해온 ‘엑소마스’(ExoMars) 임무를 취소했다.

러시아의 우주 산업을 총괄하는 러시아연방우주청(로스코스모스)은 이에 대한 반격으로 지난 2일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50여 년간 이어지고 있던 서방과의 공동 연구를 종료하겠다고 발표했으며 미국에 대한 로켓 엔진 수송도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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