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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행은 지난 2016년부터 17년간 단기 금리를 -0.1%, 10년물 국채 수익률을 제로 수준으로 유지해왔다. 경제 성장률을 반등시키고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2% 목표치까지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의 하나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은 이미 지난 2022년 정책 목표치를 넘어섰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된 글로벌 공급망 차질로 2.5%를 기록한데 이어 지난해는 3.2%까지 치솟았다. 특히 일본의 경우 지난해 인플레이션이 전년도보다 낮아진 추세와 대조적으로 정책목표치를 크게 초과했다. 핌코는 “임금 상승 속도가 빨라지면 경제에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이 발생, 마이너스 금리에서 벗어날 수 있는 지지적인 조건이 마련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는 지난달 23일 금융정책결정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마이너스 금리 해제를 시사한 바 있다. 우에다 총재는 “임금과 물가의 선순환이 강해지고 있으며 정확도가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며 “임금이 물가에 미치는 파급력도 조금씩 확산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임금 인상에 따르는 물가 상승은 BOJ가 내세우는 금리인상 전제 조건이다. 일본 중소기업의 임금협상은 대부분 회계연도가 종료하는 3~4월에 마무리된다. 또 4월에는 전망 리포트도 함께 공개되는 만큼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폐기할 수 있는 명분도 얻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핌코와 RBC 블루베이자산운용 등은 일본은행의 금리인상에 대비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일본 투자자들은 낮은 금리로 엔화를 빌려 금리가 높은 자라의 자산에 투자해왔는데, 일본은행의 마이너스 금리정책 폐기로 해외로 빠져나간 투자금이 일본으로 돌아올 것에 대비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빨라도 4월에나 일본은행이 초완화적 통화정책을 마무리할 것이라는 전망에 우세하다. 기업들의 임금 인상에 대한 기대가 마이너스 정책 폐기에 힘을 실은 만큼 4월 춘투(봄철 임금 협상) 결과를 확인하고 금융정책에 변화를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일본은행 사정에 정통한 한 소식통을 인용해 “지금까지 커뮤니케이션을 종합해 볼 때 일본은행은 4월을 선호하는 출구전략 시기로 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