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고려아연 임시주총 D-10…의결권 자문사도 찬반 ‘팽팽’

허지은 기자I 2025.01.13 18:42:53

ISS·서스틴베스트·한국ESG평가원 등
신규 이사 선임은 MBK·영풍 측 우위
집중투표제 도입, 소액주주가 캐스팅보트

[이데일리 마켓in 허지은 기자] 고려아연(010130) 임시 주주총회를 열흘 앞두고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의 입장도 팽팽하게 나뉘고 있다. 주총 안건을 평가하는 의결권 자문사들의 찬성·반대 권고는 주주 의결권 행사의 ‘가늠자’로 통한다. 최윤범 회장 측이 제안한 집중투표제 도입부터 MBK·영풍 측의 집행임원제 도입, 양측이 제안한 이사 후보에 대해서도 상반된 평가가 이어지는 모양새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 임시 주총 안건에 대해 세계 최대 자문사 ISS, 국내 3대 자문사 중 하나인 서스틴베스트, 후발 주자인 한국ESG평가원 등이 입장을 밝혔다. 상정된 안건은 △집중투표제 도입 △집행임원제 도입 △액면분할 △사외이사 신규 선임 등이다. 고려아연 임시 주총은 오는 23일 오전 9시 서울 용산구에 있는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개최된다.

우선 집중투표제 도입에 대해 ISS는 반대 의견을 냈다. ISS는 “집중투표제는 일반적으로 소액주주에게 유리한 제도지만, 이번엔 의도치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집중투표제는) 현 경영진인 최윤범 회장 측이 지지하는 후보를 선임시킬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함으로써 영풍·MBK가 추구하는 이사회 재편이 약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서스틴베스트는 집중투표제 도입이 고려아연에 필요하다며 찬성 의견을 제시했다. 서스틴베스트는 “집중투표제는 소수 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고 경영 투명성을 강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판단하기에 찬성을 권고한다”고 설명했다. 한국ESG평가원은 집중투표제 도입 안건을 비롯해 최 회장 및 고려아연 현 경영진을 지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신규 이사 선임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MBK·영풍 측이 낸 14인(기타비상무이사 2인·사외이사 12인)의 선임 안건에 대해서 ISS는 기타비상무이사 후보인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과 사외이사 후보인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 손호상 포스코 석좌교수, 정창화 전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 원장 등 4인에 대해선 찬성했지만, 나머지 후보들과 고려아연 측이 추천한 사외이사 7명 전원에 대해선 반대 의견을 냈다.

서스틴베스트 역시 MBK·영풍 측 후보 중 7인(권광석·김명준·김수진·손호상·정창화·천준범·홍익태)에 대해선 찬성했고 고려아연 측 후보를 포함한 나머지 후보에 대해선 반대를 권고했다. 권순범 사외이사의 감사위원 선임 건에 대해선 ISS와 서스틴베스트 모두 찬성 의견을 제시했다.

이사 수 상한 설정이 필요하다는 점에선 3개 자문사가 모두 동의했다. 고려아연은 정관상 이사 수 제한이 없어 사실상 무제한 선임이 가능한 상태였지만, 이번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상한 설정의 필요성이 대두된 바 있다. 또 MBK·영풍 측이 상정한 집행임원제 도입에 대해서도 모두 찬성 의견이 나왔다.

지난해 고려아연 정기 주총 당시 입장을 낸 글래스루이스, 한국ESG연구소(옛 대신경제연구소), 한국ESG기준원(옛 한국기업지배구조원) 등도 임시 주총 개최 이전 의견을 개진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지난해 10월 기준 지분 4.51%를 보유한 국민연금도 오는 17일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를 열고 고려아연 임시주총 의결권 행사 방향을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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