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집중투표제 도입에 대해 ISS는 반대 의견을 냈다. ISS는 “집중투표제는 일반적으로 소액주주에게 유리한 제도지만, 이번엔 의도치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집중투표제는) 현 경영진인 최윤범 회장 측이 지지하는 후보를 선임시킬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함으로써 영풍·MBK가 추구하는 이사회 재편이 약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서스틴베스트는 집중투표제 도입이 고려아연에 필요하다며 찬성 의견을 제시했다. 서스틴베스트는 “집중투표제는 소수 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고 경영 투명성을 강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판단하기에 찬성을 권고한다”고 설명했다. 한국ESG평가원은 집중투표제 도입 안건을 비롯해 최 회장 및 고려아연 현 경영진을 지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신규 이사 선임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MBK·영풍 측이 낸 14인(기타비상무이사 2인·사외이사 12인)의 선임 안건에 대해서 ISS는 기타비상무이사 후보인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과 사외이사 후보인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 손호상 포스코 석좌교수, 정창화 전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 원장 등 4인에 대해선 찬성했지만, 나머지 후보들과 고려아연 측이 추천한 사외이사 7명 전원에 대해선 반대 의견을 냈다.
서스틴베스트 역시 MBK·영풍 측 후보 중 7인(권광석·김명준·김수진·손호상·정창화·천준범·홍익태)에 대해선 찬성했고 고려아연 측 후보를 포함한 나머지 후보에 대해선 반대를 권고했다. 권순범 사외이사의 감사위원 선임 건에 대해선 ISS와 서스틴베스트 모두 찬성 의견을 제시했다.
이사 수 상한 설정이 필요하다는 점에선 3개 자문사가 모두 동의했다. 고려아연은 정관상 이사 수 제한이 없어 사실상 무제한 선임이 가능한 상태였지만, 이번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상한 설정의 필요성이 대두된 바 있다. 또 MBK·영풍 측이 상정한 집행임원제 도입에 대해서도 모두 찬성 의견이 나왔다.
지난해 고려아연 정기 주총 당시 입장을 낸 글래스루이스, 한국ESG연구소(옛 대신경제연구소), 한국ESG기준원(옛 한국기업지배구조원) 등도 임시 주총 개최 이전 의견을 개진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지난해 10월 기준 지분 4.51%를 보유한 국민연금도 오는 17일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를 열고 고려아연 임시주총 의결권 행사 방향을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