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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 SMR 유럽 진출 모색…북유럽 2개사와 협약

김형욱 기자I 2025.01.23 14:57:43

노르웨이 NK 및 스웨덴 KNXT와 MOU
현지 SMR 도입 추진 움직임 발맞춰,
'2028년 개발' i-SMR 공급기회 모색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이 차세대 원전으로 불리는 소형모듈원자로(SMR) 유럽 진출을 위한 현지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한수원은 황주호 사장이 지난 20~21일(현지시간) 현지를 찾아 노르웨이 민영 SMR 개발사 노르스크 슈례녜크레프트(NK·Norsk Kjernekraft)및 스웨덴 SMR 개발사 쉔풀 넥스트(KNXT·Karnfull Next)와 차례로 업무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한수원은 이들과 SMR 도입을 위한 정보 공유와 후보 부지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 SMR에 기반한 탄소중립 도시, 스마트 넷제로 시티 모델 개발 등 다방면으로 협력기로 했다.

황주호(왼쪽)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지난 21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스웨덴 민영 SMR 개발사인 쉔풀 넥스트(KNXT)의 최고경영자(CEO) 크리스티안 셸란더(Christian Sjolander)와 업무협약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한수원)
한수원이 정부와 함께 개발 중인 혁신형 SMR(이하 i-SMR)의 선제적 유럽 내 입지 강화 노력이다. 한수원은 2021년 i-SMR 개발을 시작했고, 정부도 2028년 i-SMR 표준설계 인·허가를 마친다는 목표로 2023년부터 약 4000억원을 투입해 관련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다. 한수원과 정부는 인·허가와 동시에 국내외에서 SMR 상용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에 따라 2038년까지의 발전설비 확충 계획을 담은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초안에 SMR 4개 국내 건설 계획을 담았고, 전 세계를 상대로 세일즈 활동을 시작한 상황이다.

SMR은 현재 1기에 1.0~1.4기가와트(GW)에 이르는 기존 대형 원전 설비를 1개당 170메가와트(㎿)로 줄이되, 제작 과정을 모듈화함으로써 경제성을 확보하고 최신 기술 적용으로 안정성을 극대화한 차세대 원전이다. 탄소중립에 따라 기존 석탄·가스 화력발전소를 없애야 하지만, 이를 대체할 기존 원전은 막대한 비용과 안전 우려가 뒤따르는 상황에서 나온 대안이다. 현재 미국과 영국, 유럽 등 주요국과 마이크로소프트(MS)를 비롯한 기업이 앞다퉈 SMR 개발과 건설을 준비하고 있다.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 조감도. (사진=i-SMR 기술개발사업단)
한수원은 이번 협약을 계기로 유럽 내 SMR 초기 시장 진출 기회를 모색한다. NK는 노르웨이 내 SMR 건설·운영을 목표로 정부에 후보지 SMR 건설을 위한 평가요청 제안서를 제출, 환경영향평가를 받고 있다. SMR을 개발 중인 KNXT도 스웨덴 남동부 후보지에 대한 사전조사를 병행하고 있다. 스웨덴은 정부 차원에서 2035년까지 2.5GW 규모 원전 확충 계획이 있다.

이들은 이미 자체 SMR도 개발 중인 만큼 체코 대형원전 수출 사례처럼 한수원의 i-SMR가 직접적으로 입찰에 참여하는 형태가 될 가능성은 작다. 그러나 한수원은 이들 기업과의 협력이 유럽 내 SMR 건설 수요 확대와 맞물려 또 다른 기회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금까지 원전은 1기 건설에 10년 안팎 10조원 가량이 들어가는 초대형 사업인 만큼 정부가 국책 사업 형태로 추진하는 일이 많았다. 그러나 SMR은 상대적으로 초기 비용과 건설 기간이 짧은 만큼 인공지능(AI) 사업자 같은 전력 다소비 사업자가 필요한 전력을 충당하기 위해 SMR 사업을 추진하는 식으로 사업 추진의 방식 자체가 바뀌고 있다. 실제 노르웨이·스웨덴에선 정부가 아닌 각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SMR 도입에 관심을 보이는 중이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이번 협약이 한수원의 유럽 SMR 시장 진출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한수원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살려 글로벌 탄소중립 실현에 이바지하고 지속 가능한 에너지의 미래를 이끌어나가겠다”고 말했다.

황주호(왼쪽)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지난 20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민영 SMR 개발사 노르스크 슈례녜크레프트(NK)의 최고경영자(CEO) 요니 헤스타머와 업무협약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한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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