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이란 서부 상공에서 단기간에 제공권을 확보한 것과 관련해 이같이 평가했다. 이스라엘이 미국의 전폭적인 군사·정보 지원을 받고 있는 만큼, 사실상 미국과 러시아 간 군사력이 본질적으로 얼마나 큰 차이를 보이는지 극명하게 드러났다는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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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스라엘은 전쟁 개시 48시간 만에 테헤란을 포함한 이란 서부 상공에서 제공권을 확보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스라엘은 F-35 스텔스기를 앞세워 이란 방공망을 기습 제압하고, 특수부대가 드론으로 방공자산을 파괴하며, 정보기관이 이란 군 수뇌부를 제거하는 등 ‘전방위 복합작전’으로 단기간에 제공권을 장악했다.
이 과정에서 미국식 현대 공군 교리, 정보·사이버·특수전 통합, 미국이 지원하는 첨단 무기체계 등이 제공권을 장악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성공 요인으로 꼽혔다. 실제 이스라엘은 미국의 위성·정찰 등 정보자산 지원을 바탕으로 이번 작전을 전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전투기가 이란까지 비밀리에 진입하려면 미군의 감시·정찰 자산 지원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미국이 직접 참전하지는 않았으나 군사적 영향력은 절대적인 수준이었음을 시사한다.
이스라엘군 참모총장 에얄 자미르 대장은 “이스라엘 공군(IAF) 조종사들이 수백킬로미터 떨어진 이란 상공에서 수백개 목표를 정밀 타격했다”며 “이제는 F-35 스텔스기뿐 아니라 F-15, F-16 등 구형 전투기와 합동정밀직격탄(JDAM), 정밀유도폭탄(SPICE) 등 단거리 유도폭탄까지 동원해 대량 타격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3년 반이 지나도록 제공권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러시아는 세계 2위의 공군력을 자랑하지만 우크라이나 방공망을 무력화하지 못한 채, 미사일·드론에 의존하는 소모전만 반복하고 있다. 전통적인 지상군 중심의 교리에 묶여 국지적 화력 지원에만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는 우크라이나의 분산·은폐된 방공망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스라엘과 마찬가지로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정보 지원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결국 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은 미국식 현대 공군력과 러시아식 전통 교리의 격차가 얼마나 큰지, 아울러 정보·정밀타격·통합작전 역량이 전쟁의 판도를 어떻게 바꾸는지 극명히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미첼항공우주연구소 데이비드 데프툴라 미 공군 예비역 중장은 “공중우세 확보에 따라 전쟁의 양상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승패마저 가른다”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제공권 부재로 소모전이 됐고, 이스라엘-이란 전쟁은 제공권 확보로 전면 타격이 가능해졌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