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 장관은 22일 한·중·일 외교장관 회담 일정을 마친 후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주중한국대사관에서 특파원 간담회를 갖고 “(한일 간) 논의가 문제 해결을 위한 진전이 없다 하더라도 외교 당국 간 진솔한 소통을 통해 상대방 입장과 우리 입장을 설명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며 “그런면에서 일본 입장을 좀 더 이해하게 됐고 일본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강 장관은 “여전히 마음이 무겁다”고 심경을 전하면서 “한일 간 어려운 현안이 크게 성과는 없었지만 의미 있는 소통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앞서 강 장관은 지난 20일 베이징으로 출국하면서 한·일 회담이 국면전환 계기가 될 수 있겠냐는 질문에 “상황이 굉장히 어렵다. 무거운 마음을 갖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0일부터 사흘간 진행된 한·중·일 외교장관 회담 일정동안 강 장관과 고노 외무상은 데면데면한 모습을 보였다. 21일 오전 한·중·일 외교장관 회담 전 기념촬영 때도 멀찍이 떨어져 서 있고, 오후 진행된 한일 외교장관 회의에서도 서로의 입장 차만 확인하고 35분만에 헤어졌다.
그러나 공식석상 밖에선 평소 친분 관계로 돌아가 많은 대화를 나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취재진 배석없이 비공개로 진행된 한·중·일 환영 만찬은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화기애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외교 고위 당국자는 “만찬장에서는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가운데 앉고 강 장관과 고노 외무상의 자리 배치가 떨어져 있다 보니 대화를 나눌 상황은 아니었다”며 “그렇지만 만찬에 들어가고 나가면서 공식 회담을 떠나 추가적인 의견 교환 기회는 곳곳에 있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어차피 같은 장소에 모였으니 같이 셀피(selfie)도 찍고 그런거 같다”며 “외교관이 기본적으로 소통하는 게 주업이니 같은 공간에 있는 계기를 충분히 활용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강 장관은 이번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 일정에 대해 “주요 출장 목적에 상당히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강 장관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각별히 관심을 갖고 리더십을 발휘해서 오부치 당시 총리와 함께 탄생시킨 한·중·일 협력이 20주년을 맞는 상황에서 지난 몇 년간 어려움이 많았다”며 “지난 5월 한중일 정상회담은 2년반만에 열렸고, 외교장관 회담은 3년만이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로서는 이 협의체가 정례화되고 내실화되는 입장 적극 피력했다”며 “중일 양측으로부터 상당히 공감 받았고, 주요 출장 목적 상당히 성과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