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 전 대통령은 4일 오후 변호인단을 통해 낸 입장문에서 “그동안 대한민국을 위해 일할 수 있어서 큰 영광이었다”며 “많이 부족한 저를 지지해 주시고 응원해 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했다. 그는 이어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너무나 안타깝고 죄송하다”며 “사랑하는 대한민국과 국민 여러분을 위해 늘 기도하겠다”고 글을 마쳤다. 윤 전 대통령은 150자가 조금 넘는 이 입장문에서 헌재 결정을 수용할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헌재는 이날 오전 11시 22분 재판관 전원 일치로 윤 전 대통령을 파면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 후 122일, 국회 탄핵 후 111일 만이다. 헌정사에서 현직 대통령이 탄핵심판에 의해 탄핵되는 건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윤 전 대통령이 두 번째다,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헌재 결정에 강하게 반발했다. 윤 전 대통령 측 윤갑근 변호사는 “법리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반응에 이어 윤 전 대통령마저 승복 여부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으면서 국론 분열이 장기화할 우려는 더욱 커졌다.
이미 보수층이 윤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강하게 결집한 상황에서 윤 전 대통령이 앞으로도 승복 여부를 밝히지 않거나 불복을 시사한다면 한국 사회 갈등은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이 이를 통해 조기 대선과 그 이후까지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저 정치’를 시도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윤 대통령은 헌재 결정에 승복하지 않고 국민의힘 대선 경선 등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할 것”이라며 “그럴수록 국민의힘은 극단화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