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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의 현금성자산이 크게 증가한 것은 호실적에 기반한 현금창출력 개선 영향이 크다. 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현금창출력 개선으로 이어진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기가 인공지능(AI) 서버 중심으로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와 FCBGA 수요 호조가 지속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삼성전기의 올해 3분기 누계기준 상각전영업이익(EBITDA)는 6527억원으로 전년 동기 5707억원 대비 14.4% 증가했다. 매출은 7조8018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18.3% 늘었다. 이에 따른 EBITDA 마진율도 8.3%에 달한다. 8% 이상의 EBITDA 마진은 한국기업평가의 평가방법론 기준 ‘A’급에 해당한다.
EBITDA는 이자와 세금, 감각상각비, 무형자산상각비 등을 차감하기 이전 이익으로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이는 현금 창출 능력을 뜻한다. EBITDA 마진율은 EBITDA에서 매출을 나눈 것으로 매출 중 감가상각과 세금, 이자 차감 전 이익이 어느 정도 되는지를 나타내는 수익성 지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장에서는 삼성전기가 곳간에 막대한 실탄을 바탕으로 투자 활동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삼성전기는 오는 2026년까지 서버와 AI, 전장, 네트워크 등 고부가 FCBGA 제품 비중을 50% 이상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운 상태다. 이를 위해 관련 시설투자에 매년 1조원 이상을 투입해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기존 사업을 위한 시설투자는 물론 10년 이상 멈췄던 삼성전기의 M&A 시계가 다시 돌 것이란 기대도 높다. 지속가능성 확보 차원에서 사업 다각화와 기존 역량 강화를 위해 인수합병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삼성전기가 전장과 AI 등 신사업 전개를 위해 M&A 및 합작법인 설립에 나설 것이란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실제 삼성전기는 지난 2015년 삼성SDS 지분 매각을 통해 확보한 1조원 이상의 현금을 신성장 동력 발굴에 사용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다만 삼성전기는 지난 2012년 일본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모터 업체 알파나테크 인수 이후 M&A 시장에서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시장에서는 삼성전기의 유동성을 고려했을 때 M&A를 포함한 추가 투자에 따른 부담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기의 올해 3분기 말 연결 기준 유동비율은 187.4%로 적정 수준인 150%를 상회하고 있다.
차입 여력도 충분하다는 평가다. 차입금 중 만기가 1년도 남지 않은 단기차입금 비중이 96.6%에 달하지만 만기 연장에 큰 무리가 없다는 분석이다. 특히 보유 현금이 차입금을 크게 상회하는 만큼 추가 차입에 대한 부담도 크지 않다. 차입금에서 현금을 제외한 순차입금은 마이너스(-) 5033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