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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문에 따르면 A 씨는 지난해 1월 하순부터 동대문구 한 상가 1층에 있는 사찰을 점유해왔다. 사찰 점유권을 주장하는 한 관계자로부터 “상가 구분소유자 중 한 명이 임의로 철거공사를 진행하려 하니 사찰 내부에 머물며 점유하라”는 지시를 받고 이에 응한 것이다.
피해자인 인부 B(51)·C(32) 씨는 해당 구분소유자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관리인의 지시를 받아 반대 측 사람들이 사찰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외부 출입문을 설치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A 씨는 지난 2월 25일 오후 사찰 내부에서 B 씨가 전동드릴로 강화유리문을 설치하는 소리가 들리자 공사를 막기 위해 미리 준비해둔 경유를 출입문과 주변에 뿌렸다. 이어 B 씨에게 “잘하세요, 휘발유통 엎어져가지고요, 담배 조심하세요”라고 말했다. 작업이 계속되자 “휘발유 냄새가 많이 나는데, 불꽃 튀면은 난 몰라요”라며 위협했다.
112 신고를 받고 경찰관들이 현장에 출동한 가운데 C 씨가 사찰 출입문에 발을 걸쳐 놓자, A 씨는 내부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려고 다가가 팔꿈치로 옆구리를 한 차례 때리기도 했다.
A 씨는 재판에서 상대측의 위법한 철거와 점유 침탈을 막기 위한 행동이었다며 정당방위를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A 씨가 사찰을 적법하게 점유하고 있었고 상대 측이 이를 위법하게 침탈하려 했다고 하더라도 기름을 뿌리고 불이 붙을 수 있다는 취지로 위협한 행위까지 정당방위로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좁은 공간에 상당한 양의 기름을 뿌리고 ‘불이 붙을 수 있다’는 취지의 말을 한 행위는 화재 발생 시 초래될 수 있는 위험성 등에 비춰 사회통념상 허용될 만한 정도의 상당성이 없다”고 밝혔다.
폭행 혐의 역시 정당방위로 인정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CCTV 영상과 피해자가 촬영한 영상, 관련자 진술 등을 토대로 폭행 사실을 인정했다. 경찰관들이 현장에서 분쟁을 중재하고 있었고 피해자가 휴대전화로 촬영만 하고 있던 상황에서 A씨가 먼저 다가가 폭행했다는 것이다.
이번 사건의 배경에는 상가 1층 사용권을 둘러싼 오랜 분쟁이 있었다. 판결문에 따르면 양 측은 상가 1층의 사용·수익 권한을 놓고 장기간 민사소송 등 법적 분쟁을 이어왔다. 이 과정에서 여러 사람을 동원해 서로 실력행사에 나서면서 다수의 형사사건도 발생했다.
특히 A씨는 과거 현재와 반대되는 진영에 가담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지난 2022년 11~12월께 현재 자신이 속한 측을 상대로 재물손괴·업무방해·폭행 등을 저질러 여러 차례 벌금형을 받았다. 이후 알 수 없는 이유로 진영을 바꾼 A씨는 이번에는 과거 자신이 속했던 측이 동원한 피해자들을 상대로 범행을 저질렀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상당한 기간 위 분쟁에 관여해왔고 반복된 형사처벌을 통해 실력행사의 위법성을 잘 알고 있었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범행을 저질렀다”며 “법질서를 경시하는 태도를 바로잡기 위해 엄히 처벌할 필요가 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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