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의 권력기관 개편의 핵심은 ‘12.3 비상계엄 사태’ 재발 방지다. 대통령의 계엄 선포권에 대한 국회의 통제권 강화가 대표적이다. 이번 사태를 통해 드러난 문제점을 반영해 계엄 시 국회 활동 방해 금지 등을 명문화한다는 계획이다.
민주당은 아울러 군에 대해선 문민 통제를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대통령의 충암고 동문인 국방부 장관이 육군사관학교 후배 사령관들을 통해 계엄을 사전 모의했던 점을 고려해 민간인 장관 임명을 추진하고 국방부 및 방위사업청에 대한 문민화도 점차 확대하기로 했다.
국민의힘 역시 군의 정치적 중립 보장을 공약했다. 국방장관 임명시 전역 후 일정 기간의 제한을 두는 등의 방법으로 문민 통제 원칙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또 국방장관과 합참의장의 역할과 책임도 명확하게 규정하기로 했다. 계엄에 동원됐던 군 정보기관에 대해선 기능과 역할을 재정립하기로 했다.
사법기관 개혁 공약에선 대상 기관에서부터 차이가 난다. 민주당은 윤석열정부 내내 치열하게 싸운 검찰에 대한 사실상의 해체를 공약했다. 수사권을 떼어내 검찰이 기소와 공소유지 등의 업무만 담당하게 하겠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검사에 대한 견제장치도 대폭 마련하기로 했다. 현재 ‘해임’이 최고 징계인 검사에 대해 파면제도를 도입하고, 검사의 기소권 남용에 대한 사법통제를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또 수사기관의 증거조작에 대해선 공소시효 특례 규정도 마련하기로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폐지를 공약했다. 공수처의 정치적 중립성과 수사 역량을 믿을 수 없다는 것이 국민의힘의 시각이다. 공수처의 권력형 비리 수사가 정치적 뒷말을 남기게 되는 만큼, 폐지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국민의힘은 그 대신 검경의 반부패 수사 역량을 통합한 고위공직자 비리 전담 합동본부를 구성해 권력형 비리에 대한 수사 역량을 강화하기로 했다. 대신 독립적 외부 통제기구를 신설해 수사기관의 자의적 권한남용을 감시하겠다는 방침이다.
두 정당 모두 개헌 추진을 공약했지만, 민주당이 ‘대통령 권한 축소 및 국회 권한 강화’에 방점을 둔 반면, 국민의힘은 ‘국회 권한 축소’에 방점을 둬 차이를 보인다. 각각 개헌을 통한 4년 연임제·중임제 도입 주장은 유사하지만, 차기 대통령의 임기 단축 포함 여부에서 결정적 차이를 보인다.
남북관계의 경우 민주당은 한반도 군사적 긴장 완화와 평화 분위기 조성에 방점을 둔 반면, 국민의힘은 ‘억제력 강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비핵화와 긴장완화 추진을 위해 남북대화와 북미협상을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우선적으로 남북관계 복원을 추진하기로 했다. 아울러 9.19 군사합의 복원 등 군사적 긴장완화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한미방위조약에 ‘핵공약 보호조항’을 추가하는 등 한미동맹 기반을 통해 북핵 확장억제 실행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또 핵추진 잠수함 개발과 함께 미국과 전술핵 재배치나 나토식 핵공유도 추진키로 했다. 국민의힘은 이와 별도로 북한과의 대화도 추진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