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목할 점은 지난 7월과 인상 폭이 달라졌다는 점이다. 지난 7월16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 올리자 각 은행은 일제히 기준금리 인상 폭보다 정기예금 금리 인상 폭을 더 크게 가져갔다. 당시 5대 은행 모두 1년 만기 대표 정기예금 기준으로 일제히 금리를 0.30%포인트 올렸다. 금리 인상 후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3.2%, NH농협은행은 3.25%가 됐다.
이번에는 기준금리는 똑같이 0.25% 올랐지만 인상 폭은 0.1~0.2%포인트에 그쳤다. 국민은행뿐만 아니라 신한·우리·NH농협 모두 금리를 0.20%포인트씩 인상했다. 하나은행은 대표 정기예금인 ‘하나의 정기예금’ 1년 만기 기준 금리를 연 3.20%에서 3.30%로 0.1%포인트만 올렸다.
인상 시기에도 차이가 있었다. 지난 7월에는 기준금리 인상 나흘 만에 우리은행을 시작으로 일주일 만에 5대 은행 모두 예금금리를 인상했다. 반면 8월 기준금리 인상 때는 5대 은행 중 정기예금 금리 인상 첫 사례가 나오기까지 13일, 5대 은행 모두 정기예금 금리를 올리기까지 18일이 소요됐다.
이 같은 차이는 은행들이 정기예금 금리를 결정할 때 주요 지표로 삼는 시장금리 흐름이 달랐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산정할 때 가장 직접적으로 참고하는 금융채 무보증 AAA 1년물 금리는 7월 기준금리 인상시기 이후 약 0.2%포인트 올랐다. 5대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 인상 폭과 비슷하다.
구체적으로 보면 금융채 무보증 AAA 1년물 금리는 7월20일 3.747%를 찍은 뒤 하락세를 이어갔다. 8월 초부터는 금리가 반등하기 시작해 이번 달 2일 기준 3.806%로 3.8%를 넘겼다. 이후에도 상승세를 이어가 15일 기준 금리는 3.943%를 기록했다. 뚜렷한 상승세보다는 시장금리가 등락을 거듭하며 변동성이 큰 흐름을 보였던 것이다.
지난 7월에는 시장금리가 이미 상당 폭 오른 상태였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발표한 7월 16일 금융채 무보증 AAA 1년물 금리는 3.737%로, 5대 은행이 정기예금 금리를 마지막으로 조정했던 5월 말(3.453%)보다 0.284%포인트 높았다. 특히 시장금리가 연초부터 꾸준히 상승하면서 7월 중순 금융채 금리는 연초와 비교해 1%포인트 가까이 오른 상태였다.
정기예금 잔액이 이미 많이 쌓여 예금 유치 필요성이 줄어든 영향도 일부 있다. 5대 은행의 8월 말 정기예금 잔액은 1005조 2319억원으로 월말 기준 사상 처음 1000조원을 돌파했다. 이번 달 15일 기준으로도 1005조 1746억원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지난 7월에는 기준금리 인상 이전부터 시장금리가 상당 폭 올라 있어 예금금리 조정이 비교적 빠르게 이뤄졌다”며 “이번에는 7월 인상 이후 시장금리가 한동안 하락했다가 최근 다시 오르는 흐름이어서 이를 반영하는 과정에서 인상 시점과 폭에 차이가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단기간의 급격한 금리 인상은 조달비용 상승 등 일부 부작용도 있을 수 있으므로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인상 폭과 시기를 조절했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