崔·尹, 대선전략 갈렸다…'속전속결 입당' vs '마이웨이 행보'(종합)

송주오 기자I 2021.07.15 15:57:46

최재형, 15일 이준석 만난 자리서 국민의힘 입당
"정권교체 중심은 제1야당인 국민의힘…좋은 정치로 보답"
윤석열, 같은날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 예방
"정치하는 분들 판단·선택 존중…제 갈 길 가겠다"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범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행보가 15일 명확히 갈렸다. 윤 전 검찰총장은 ‘마이웨이’를 선언한 반면, 최 전 원장은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하면서 여의도 문법으로 대선에 임하겠다는 전략을 드러냈다. 전문가들은 최 전 원장이 보수진영을 선점하는 효과를 낳아 향후 대선 행보에서 상대적 우위를 점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모바일 입당원서를 작성한 뒤 이준석 대표와 핸드폰을 들어보이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최 전 원장은 1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 이준석 대표를 만나 온라인 입당 절차를 밟았다. 최 전 원장은 “밖에서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보다는 정당에 들어가서 정치를 변화시키는 주체가 되는 것이 바른 생각이라고 판단했다”며 “좋은 정치로 국민께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최 전 원장은 당밖 주자들의 영입을 담당하는 권영세 국민의힘 대외협력위원장을 만났다. 이날 자리에서도 입당 논의를 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권 의원을 만난 지 하루 만에 이 대표를 만나 전격 입당으로 이어졌다.

최 전 원장은 국민의힘 입당 배경으로 정권교체의 중심이 ‘제1야당’이란 점을 강조했다. 그는 “지금 국민이 고통받는 현실하에서 가장 중요한 명제인 정권 교체를 이루는 중심은 역시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돼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조기 입당과 관련해 “빠른 행보에 대해 많은 국민은 (여러 가지) 생각이 있겠지만, 저와 뜻을 같이하는 분들과 좀 더 빨리 만나 함께 고민하면서 우리나라의 미래를 함께 설계하는 노력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최 전 원장은 현 정권을 향해 날을 세우기도 했다. 그는 “나라가 너무 분열이 돼 있다. 여러 가지 정책들은 비록 선한 뜻으로 시작됐다고 해도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고통이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 되고 특히 어려운 국민에게 큰 피해가 간다”며 현 정부를 저격했다. 이어 “급변하는 정세 속에서 나라의 장래에 대한 우려도 있고, 지금 정부가 수행하는 여러 정책이 과연 지속가능한 것인지 많은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5일 서울 종로구 경희궁길 반기문재단에서 반 전 UN 사무총장을 예방하고 있다.(사진=국회사진취재단)
반면 같은 시각 윤 전 총장은 “제 갈 길을 가겠다”며 독자노선을 천명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반기문재단에서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을 예방했다. 그는 예방 후 기자들과 만나 “정치하는 분들의 각자 상황 판단과 선택을 존중한다”며 최 전 원장의 선택을 응원하면서도 국민의힘 조기입당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저는 분명히 어떤 정치적인 손해가 있더라도 유불리를 떠나 제가 한번 정한 방향에 대해 일관되게 걸어가겠다고 말씀드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전 총장은 전날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를 만나 ‘한국 민주주의 위기에 대한 진단과 해법’을 주제로 대담을 나눴다. 그는 이 자리에서 “정권교체를 하지 않으면 개악을 ‘개혁’이라고 말하는 ‘개혁꾼’들, 독재·전제를 민주주의라 말하는 선동가들, 부패한 이권 카르텔이 지금보다 더 판치는 나라가 된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며 현 정권을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이날 두 사람의 결정으로 최 전 원장이 한발 앞서 갈 것으로 관측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최 전 원장이 3선 의원 출신의 김영우 전 의원을 핵심 인재로 영입하면서 발빠른 행보를 보였다”며 “국민의힘에 입당해 보수 인사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윤 전 총장에게는 박한 평가를 내렸다. 그는 “윤 전 총장은 최근 지지율 조정 혹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사퇴 후 국민의힘에서 영입의사를 보낼 때 입당과 관련해 확답을 주지 않았다”며 “입당을 주저하며 외연확장을 주장하고 있는 데, 윤 전 총장의 색깔이 불분명 상황에서 이같은 행보가 큰 효과를 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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