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아무도 웃지 않을 택시요금 인상이 될까 두렵다

정다슬 기자I 2022.09.05 18:09:44

서울시 기본요금 3800원→4800원으로 4년만 인상 추진
택시업계 "적어도 기본요금 6000원은 돼야"
소비자와의 괴리 커…택시대란 해법도 요원 '우려'
모빌리티 플랫폼 업계 "현 요금구조 기형적…자율성 줘야"

5일 서울 관악구 서울시교통문화교육원 대강의실에서 열린 ‘서울시 택시요금정책 개선 공청회’에서 택시 단체 회원들이 자신을 주장을 담은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서울시는 승차난 등 택시 문제가 심각해지자 심야 할증 시간을 연장하고, 기본요금을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택시를 대중교통으로 인정해 유가보조금이나 감차보상금 등 재정을 지원하거던가. 요금을 자율화해 자생적 생태계를 만들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던가.

택시호출 애플리케이션을 운영하는 모빌리티 플랫폼 관계자들을 만나 현재 벌어지고 있는 택시대란에 대한 답을 물을 때마다 듣는 말이다. 대중교통으로 인정하지 않으면서 요금은 공공요금으로 꽁꽁 묶어놓는 현재의 기형적 구조로서는 답이 없다는 말이다.

택시요금은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따라 국토교통부 장관이나 시·도지사가 정하기는 기준과 요율의 범위에서 운임이나 요금을 정한 후 국토부 장관이나 시·도지사에 신고해야 한다. 또 서울시 조례상 서울의 일반 중형택시 요금은 운송원가 검증용역과 각계 전문가가 참여하는 택시정책위원회에 이어 시민 공청회, 시의회 의견 청취를 거쳐 시 물가대책위원회의 심의를 받게 된다. 이같은 절차상의 복잡함으로 2019년을 마지막으로 택시 기본요금은 3800원으로 800원 오른 뒤, 4년간 동결돼 왔다.

이번 서울시가 택시 기본요금을 4800원으로 올리고 기본거리를 단축하는 요금인상안을 낸 배경에는 더이상 택시요금을 묶어둘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소되면서 폭발적으로 택시수요는 늘어난 반면, 돌아오지 않는 택시기사들의 공백은 더욱 논의를 시급하게 만들었다.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약 5000여대의 택시 수요가 부족하고 연말연시에는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다.

문제는 이정도 인상안이 과연 택시대란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인가이다. 5일 서울 관악구 교통문화교육원에서 열린 서울시 택시요금정책 개선 공청회에서 토론자로 나선 송임봉 서울택시운송사업조합 전무는 서울시의 택시요금 인상안에 대해 “그래도 우리는 배가 고프다”며 “택시기사들이 돌아오려면 6000~7000원 정도의 기본요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1000원의 요금 인상이 높아진 소비자들의 안목을 채울 수 있을 지도 의문이다. 소비자들은 1000원만큼 서비스질 향상을 원하지만, 적어도 6000원의 기본요금을 외치는 것이 택시업계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플랫폼업계도, 택시업계도, 소비자도 혁신을 원하고 있다. 그러나 그 누구도 만족시키지 못한 택시요금 인상이 될까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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