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진하라"…`尹 계엄` 후 사흘째 꺼지지 않는 국회 앞 촛불

이영민 기자I 2024.12.06 17:48:07

노동·시민단체 사흘째 尹 퇴진 촉구 촛불집회
수능 수험생부터 직장인까지 손잡고 국회로
"너무 불안해…안정 위해 빨리 탄핵돼야"

[이데일리 이영민 기자] “뉴스를 보고 역사가 과거로 되돌아가는 것 같았어요. 진보나 보수를 떠나서 이것만큼은 막아야 할 것 같아 오늘 처음으로 시간을 내서 왔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을 규탄하는 시민단체들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촛불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이영민 기자)
6일 오후 국회 앞 대로는 대통령의 퇴진을 희망하는 시민과 탄핵을 저지하려는 이들로 가득 찼다. 이날 대통령이 국회를 방문할 수 있다는 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이곳에서 ‘탄핵 저지’와 ‘탄핵 촉구’를 각각 큰 목소리로 외쳤다. 경기도 용인에서 온 직장인 김찬미(38)씨는 “여당 의원은 2명만 공개적으로 탄핵을 찬성했다고 들었다”며 “두 번째 비상계엄에 대한 말도 나와서 너무 불안하다. 사회가 빨리 안정될 수 있게 탄핵안이 빨리 처리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거리에서는 김씨 외에도 수능을 마친 수험생부터 중장년층까지 남녀노소가 손을 모으고 국회의 결정을 기다렸다. 얼마 전 수능을 봤다는 고등학생 박유민(19)양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이런 일은 말도 안 되는 것 같다”며 “촛불집회 소식을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보고 집에 가만히 있으면 안 될 것 같아서 나왔다”고 말했다. 인천 서구에서 온 백효진(22)씨는 “이런 곳은 처음이라 올까 말까 망설였는데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 이후 상황을 계속 보면서 나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표결을 하면 탄핵으로 이어지겠지만, 안 되도 아무도 다치질 않길 바란다”고 했다

이날 오후 3시쯤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를 방문할 수 있다는 뉴스가 보도되자 정문 앞에 있던 진보성향의 시민단체는 “윤석열을 탄핵하라”는 구호를 반복해서 외쳤다. 맞은 편 인도에서는 신자유연대 등 보수성향의 단체가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들을 향해 “탄핵을 저지하라”며 수차례 함성을 질렀다. 경찰은 인도마다 철제펜스를 세우고 보행자와 차량의 이동을 통제했다.

이 모습을 보고 있던 조모(57)씨는 “대통령이 위법한 행위를 한 것도 아닌데 탄핵은 말도 안 된다”며 “아침에 밥도 못 먹고 뛰쳐 나왔다”고 말했다. 경기도 안산에서 온 김모(50)씨도 “대통령과 대한민국이 자유를 지키기 위해, 우리 자녀 세대를 위해 왔다”며 “자신의 이익을 위해 대통령을 내치려고 하는 한동훈 대표가 이해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한동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새로이 드러나고 있는 사실 등을 고려할 때 대한민국과 국민을 지키기 위해서 윤석열 대통령의 조속한 직무집행정지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전날 국회 본회의에는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 야 6당 소속 의원 190명과 무소속 김종민 의원 등 191명이 발의한 윤 대통령 탄핵 소추안이 보고됐다. 탄핵소추안은 국회법에 따라 본회의에 보고된 뒤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표결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이르면 이날 표결이 이뤄질 수 있다.

탄핵 소추안 표결을 앞두고 노동·시민사회 단체는 국회로 이동해 촛불을 밝히고 있다. 민주노총 지난 4일부터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 곳곳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과 내란죄 처벌을 요구하는 촛불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조합원들은 이날 오후 6시에 예정된 집회를 열기 전 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여당 의원들에게 탄핵 참여를 요구했다.

이태환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내란을 음모하고 국민에게 총을 겨둔 윤석열 대통령을 단죄해야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는다”며 “국민의 뜻에 따라 탄핵할지, 국민의힘에 의해 해체될지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수성향의 시민단체가 6일 오후 3시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에서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이영민 기자)


윤석열 탄핵안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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