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BYD, 토요타 제쳤다… 일본서 전기차 판매 급증

방성훈 기자I 2025.01.09 15:13:37

작년 日서 2223대 판매…토요타 2038대 상회
현대차도 24% 성장…테슬라는 2년만에 증가
"공격적 투자·마케팅 中브랜드 존재감 커져"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 비야디(BYD)가 일본에서 판매한 전기자동차 수량이 처음으로 토요타를 앞질렀다. 한국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판매량도 20% 이상 성장했다.

지난해 10월 프랑스에서 개최된 파리 모터쇼에서 관람객들이 BYD의 전기차 모델 ‘씰’을 구경하고 있다. (사진=AFP)


9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에서 가장 많은 전기차를 판매한 기업은 닛산자동차로, 경차인 ‘사쿠라’를 앞세워 총 3만 749대를 팔아치웠다. 하지만 이는 전년대비 44% 감소한 규모다.

일본 전체 전기차 판매량에서 닛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51.5%로 절반을 넘기며 여전히 시장을 주도했다. 하지만 수치만 놓고 보면 2021년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라고 닛케이는 설명했다.

가장 인기 있는 모델인 사쿠라 판매량이 2만 2926대로 전년대비 38% 쪼그라든 탓으로 풀이된다. ‘리프’ 모델 판매량도 반토막(-48%)났다. 닛케이는 “2010년 출시 이후 전면 개량이 2017년 한 차례밖에 이뤄지지 않아 소비자들이 외면하고 있다”는 진단했다.

일본 대표 자동차 제조업체인 토요타자동차의 전기차 판매량은 2038대로 전년대비 30% 줄었다. 토요타에서 가장 인기 있는 모델인 ‘bZ4X’ 판매량은 1012대로 10% 증가에 그쳤다. 550만엔부터 시작하는 비싼 가격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혼다자동차는 유일한 전기차 모델인 ‘혼다 e’의 생산을 지난해 여름 이후 중단했다.

일본 브랜드들의 전기차 판매량 감소는 글로벌 브랜드들의 약진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례로 중국 BYD는 지난해 일본에서 2223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는데, 이는 전년대비 54% 급증한 수치다.

특히 BYD는 2023년 일본 시장에 처음 진출해 불과 2년 만에 토요타를 제친 것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신차 할인 공세, 소외 지역 매장 오픈 등 공격적인 투자·마케팅 전략이 빛을 발했다는 분석이다. BYD는 올해 말까지 일본 내 매장을 100곳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다.

한국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판매량은 607대로 전년대비 24% 성장했다. 주력 차종인 ‘아이오닉 5’ 모델 체인지와 신차인 ‘아이오닉 5N’을 빠르게 출시한 영향이 컸다.

미국 테슬라는 지난해 5600대를 판매했다. 전년대비 3% 증가한 것으로 2년 만에 성장세로 돌아섰다. 주력 차종인 ‘모델 3’에 대한 30만엔 할인, 대출 이용시 이자율 0%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올해는 ‘모델Y’ 업그레이드 버전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돼 판매 호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닛케이는 “일본 브랜드의 존재감이 희미해지는 가운데, 지난해 전기차 시장의 성장을 주도한 건 중국과 한국 브랜드다. 특히 중국 브랜드의 영향력이 강해지고 있다”며 “BYD의 전기차 판매량은 닛산과 비교하면 아직 미미하지만 수입 전기차 1위인 테슬라의 40% 수준까지 성장했다”고 짚었다.

한편 지난해 일본 내 전체 전기차 판매량은 5만 9736대로 1년 전보다 33% 감소, 4년 만에 처음으로 뒷걸음질쳤다. 전체 차량 판매에서 전기차 판매가 차지하는 비중도 2%를 밑돌아 주요 선진국 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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