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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Q 적자 못 피한 K배터리…"설비투자 줄이고 ESS 집중"

공지유 기자I 2025.01.24 16:00:26

LG엔솔·삼성SDI, 4분기 적자 전환
설비투자 줄이고 자산 효율 활동 강화
삼성SDI, ESS 캐파 전년대비 20%↑
LG엔솔도 ESS용 LFP 현지 생산 앞당겨

[이데일리 공지유 김소연 기자] LG에너지솔루션(373220)과 삼성SDI(006400)가 지난해 4분기 동반 적자를 기록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 장기화하면서 전기차용 배터리 수요가 급감한 영향이다. 배터리 업계는 수요가 증가하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투자 집행 시기를 조절해 실적 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공장.(사진=LG에너지솔루션)
◇‘캐즘 직격탄’…K배터리, 4분기 적자 못 피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6조4512억원, 영업손실 2255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4일 공시했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5754억원으로 전년 대비 73.4% 감소했다. 매출은 25조6196억원으로 전년 대비 24.1% 감소했다. 순이익은 3386억원으로 79.3% 줄었다.

삼성SDI도 지난해 매출 16조 5922억원, 영업이익 3633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 대비 22.6%, 76.5% 각각 줄어든 수준이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3조 75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 줄었다. 영업손실은 2567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전기차 전방 산업 한파가 길어짐에 따라 배터리 업계 역시 실적 둔화를 피할 수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역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근거한 전기차 보조금을 축소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고, 유럽연합(EU)의 자동차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 완화 가능성도 나오고 있어 전기차 및 배터리 업계에 부정적 영향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삼성SDI 기흥 본사.(사진=삼성SDI)
◇비용 절감에 ESS·LFP 집중…올해 실적 회복 속도

배터리 업계는 차세대 기술력 확보, 리튬인산철(LFP) 기술 개발을 통한 원가 경쟁력 강화, 투자 시기 조절 및 원가 절감을 통한 효율성 제고 등 다양한 방면에서 수익성 개선에 나서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말부터 위기경영 체제 돌입을 선언했다. 전사적 비용 절감과 글로벌 생산공장 호환성 강화 및 매각을 통한 자산 효율 등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회사는 올해 보수적 수요 접근을 통한 투자의 집행 시기를 조절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공장 내 운휴 라인을 활용해 LFP·고전압 미드니켈 등 신규 수주 물량을 공급하기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이날 컨퍼런스 콜에서 “올해 설비투자(CAPEX)를 전년도에 비해 약 3조원 줄여 관리할 예정”이라며 “설비 원가 경쟁력 확보를 통한 투자비 절감 활동과 유휴 라인 활용 극대화를 통한 신규 투자 최소화 노력 등을 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SDI 역시 올해 설비투자가 전년 대비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SDI는 LFP 양산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전기차 캐즘 돌파를 위해 중저가 및 보급형 차량 출시가 예상되는 만큼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한 LFP 배터리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박종선 삼성SDI 중대형전지 전략마케팅실장 부사장은 컨퍼런스 콜에서 “오는 2027년 LFP 양산 프로젝트와 관련해 주요 고객과 협의 중”이라며 “고객 수요에 맞춰 현지 공급이 가능한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I 호조에 따른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증가로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ESS 경쟁력 확보에도 나서기로 했다. 삼성SDI는 올해 ESS 생산능력(캐파)을 지난해보다 20% 이상 늘린다는 계획이다. 중장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내 현지 생산 거점을 마련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력망을 중심으로 성장 잠재력이 큰 ESS 북미 현지 수요에 대응하고자 LFP 현지 생산 계획을 당초 내년에서 올해 상반기로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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