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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PEF 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의 투자 대상 기업들은 이미 공시를 통해 재무정보가 공개되고 있고, 해당 산업의 업황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특정 운용사의 능력을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성적 판단이 중요한 투자 결정 과정의 특성상 외부 조사를 통해 이를 명확히 들여다보는 데에는 한계가 존재한다는 분석이다.
논란의 중심에 있는 MBK파트너스 역시 단순한 정량지표로는 여전히 업계에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현재 1분기 중 3차 클로징을 앞둔 MBK의 제6호 바이아웃 펀드에는 이미 7조 원 이상의 자금이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일부 논란에도 불구하고, MBK의 펀드 모집 성과는 기관투자자들의 신뢰가 여전히 높다는 방증”이라며 “지금은 다소 보수적인 접근이 이뤄지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분위기가 원상회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제도적인 측면에서도 현행 규제가 PEF 운용사에 대한 실질적 제재로 이어지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2021년 개정된 사모펀드 법은 일반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면서도 기관 전용 사모펀드에는 최대한의 운용 자유도를 부여하는 방향으로 설계됐다.
기존의 경영참여형과 전문투자형 이분법에서 벗어나, 일반전용과 기관전용으로 펀드 유형을 나눈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이에 따라 기관전용 사모펀드에 대해 무리한 규제를 가할 경우, 자칫 제도의 근간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또한 MBK파트너스와 같은 외국계 사모펀드를 국내 토종 PEF와 동일 선상에서 규제하기 어렵다는 현실적 문제도 지적된다. MBK의 경우 주요 출자자(LP) 대부분이 해외 기관 투자자이며, 운용 구조 자체가 글로벌 사모펀드들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MBK가 국내 사모펀드 시장의 ‘큰형님’ 격이지만, 토종 운용사들과는 성격 자체가 다르다”며 획일적 규제가 오히려 시장 왜곡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다른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사모펀드 시장에 메스를 들이댄 배경에는 투자자 보호와 시장 신뢰 회복이라는 명분이 자리하고 있다”며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규제 방안과 시장 자율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정교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