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투자·고용 통해 위기 극복에 대응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은 “실용적 시장주의라는 국정철학은 삼성뿐 아니라 참석한 기업들, 우리나라 모든 기업에 힘이 될 것”이라고 발언했다. 이 회장은 이 대통령 취임 이후에 이 대통령의 자서전을 읽어봤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민관이 힘을 합쳐 경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삼성은 예정했던 국내의 투자와 고용을 차질 없이 이행하겠다. 전통적인 산업에서도 AI를 접목해 생산성을 높이고, 이를 통한 고임금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삼성은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바이오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며 “20년, 30년 다음 세대 먹거리를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삼성 역시 청소년과 청년들의 꿈을 키우고 교육하는 데 사회 활동의 초점이 맞춰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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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 11월에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최 회장은 “올해 11월에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는 각국의 주요 기업이 활발히 참여하려고 하고 있다”며 “행사의 위상과 성과를 높이기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초청 및 행사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경제 살리기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하면서도 공정한 경제 생태계 조성도 함께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제일 중요한 것이 결국 국민들이 먹고사는 문제”라며 “그 핵심이 바로 경제고, 경제의 핵심은 바로 기업이라고 생각된다”고 밝혔다. 규제 역시 합리화하는 방향으로 주력하겠다고 했다. ‘행정 편의를 위한 규제는 과감하게 정리하겠다’며 이 대통령이 강조해왔던 실용주의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기업의 지원을 언급하면서도 이 대통령은 공정 경제에 대해서도 발언했다. 이 대통령은 “또 한편으로는 경제 주체 간, 예를 들면 기업의 구성원들 사이의 내부 문제, 노동 문제, 중소기업 문제나 이런 공정한 경제 생태계를 구성하는 것도 꽤 중요한 일인 것 같다”고 짚었다.
“통상 위기 극복”…李, 기업 현장 의견 중요
이날 자리는 대외 통상환경 변화에 따른 기업들의 어려움과 현황을 점검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에 이 대통령은 그룹 총수들과 경제단체장에게 현장의 의견을 듣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가 앞으로 산업·경제 정책 방향을 어떻게 해야 할지 의견을 달라”며 “저도 기본적으로는 생각하는 방향이 없지는 않지만, 현장에 계신 여러분 의견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해외 통상 상황 관련해서 우리가 해야 할 일들도 지정해 주면 저희가 거기에 잘 맞춰서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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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보호무역주의 심화, 미·중 무역 갈등에 따른 관세 정책 변화 등의 리스크에 직면해 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이번 G7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다. 이 대통령은 그 전에 재계 총수들을 만나 기업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벌이고 있는 관세 전쟁에서 국내 기업들이 최대한 유리하도록 협상 결과를 이끌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최 회장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한 애로사항도 언급했다.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이 시시각각 바뀌면서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최 회장은 “기업들이 무엇을 결정할 수 없는 불안한 시간”이라며 “기업인들이 사업을 결정하거나 투자를 하는 데 상당히 좀 어려움에 처해져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재계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이 참석했다.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 등 경제단체장도 자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