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지표금리 체계 전환…‘CD’ 대신 ‘KOFR’

정두리 기자I 2024.12.10 15:22:57

한은·금융위, ‘2025년 지표금리 개혁 추진’
CD금리, 실거래보다 전문가적 판단에 의존
부족한 거래량에 시장금리 제대로 반영 못한다 지적
2030년까지 특정 파생상품시장내 KOFR 사용 비중 50%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한국은행과 금융당국이 내년부터 지표금리를 개혁한다. 오는 2030년까지 특정 파생상품시장 내 한국무위험지표금리(코파·KOFR) 사용 비중을 50%로 늘리는 것이 목표다.

KOFR는 그동안 지표로 주로 활용된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부족한 거래량 등 탓에 시장금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라 새로 만든 지표금리다. CD 금리는 금융 기관의 의견을 기반으로 산정하기 때문에 조작 위험에 노출돼 있고, 일별로 변동이 없는 경우가 많아 시장 상황을 잘 반영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때문에 CD금리를 지표금리로 활용하면, 부동산 시장에서 아파트 매매가격이 실거래 가격이 아닌 일부 부동산 중개사들이 제시한 호가로 결정되는 것과 유사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됐다.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는 1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16층 중회의실에서 제5차 지표금리·단기금융시장 협의회를 개최했다. 박종우(왼쪽) 한국은행 부총재보와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2025년 지표금리 개혁 추진 계획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는 10일 제5차 지표금리·단기금융시장 협의회에서 ‘2025년 지표금리 개혁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개혁 추진 계획에 따르면 한은과 금융위는 내년부터 새롭게 체결되는 이자율 스왑 파생상품 거래(IRS) 일정 부분을 기반으로 맺는다.

KOFR는 2012년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리보(LIBOR) 조작 사건이 터지면서 등장했다. 리보는 영국 런던에서 우량은행끼리 단기자금을 거래할 때 적용하는 금리를 말하는데, 300조달러에 이르는 금융상품의 가치를 매기는 기준금리로 사용돼 왔다. 그런데 리보가 조작됐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안겼다. 이에 따라 국제기구인 금융안정위원회(FSB)를 중심으로 주요 금융선진국은 리보 등 단기 지표금리의 조작에 대응하기 위한 작업을 추진해왔다.

우리나라도 2019년 6월 한은과 금융위 주관으로 지표금리개선추진단을 구성해 지표금리 개선작업을 시작했고, 그 결과 2021년 2월 KOFR를 중요지표로 선정해 산출을 개시했다.

이에 정부와 한은은 지난 8월 KOFR 중심으로 지표금리 체계를 전환해 나간다는 원칙을 발표했고, 2025년부터 이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이로써 내년 이자율 스왑(IRS) 거래 KOFR 사용 비중은 10%로 확대되고, 2030년에는 50%까지 늘어난다.

또한 인프라 구축을 거쳐 내년 10월에는 한국거래소를 통한 KOFR 이자율 스왑 중앙청산(장외파생상품의 거래위험을 기관이 인수하는 것)에 나선다. KOFR 목표 비중은 매년 10%포인트 수준에서 탄력적으로 조정한다. 내년부터 29개 금융회사가 참여하며, 점차 참여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유상대 한은 부총재는 “KOFR 활성화는 국내 금융시장의 발전 측면에서 중요한 계기”라면서 “통화정책의 유효성 제고를 위해서도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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