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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종류별로 보면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이 9995억원 늘었고 신용대출은 1조 1210억원 증가했다. 집단대출도 4812억원 늘었다. 특히 신용대출은 지난 8월과 9월 두 달 연속 감소했다가 이달 들어 증가세로 전환했다. 은행권에서는 주담대 규제로 부족해진 자금을 신용대출로 충당하려는 수요가 나타났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주택 구입에 필요한 자금을 주담대만으로 충당하기 어려워지자 신용대출까지 활용하려는 차주들이 있다는 논리다.
문제는 가계 대출 총량 관리다. 금융당국은 지난 8월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 목표를 기존 1.5%에서 3.0% 수준으로 높였다. 이주비·중도금·잔금대출 등 실수요 목적의 집단대출도 총량 관리 목표와 별도로 관리하기로 했다. 가계부채 증가세를 억제하면서도 주택 구입과 이사 등에 필요한 자금까지 막히는 상황은 방지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목표를 상향 조정한 이후에도 은행들의 가계대출 잔액은 금방 목표치를 넘겼다. 총량 목표를 산정할 때 보는 5대 은행의 정책대출 제외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22일 기준 652조 6932억원으로 전월 말보다 1조 1440억원 늘었다. 지난해 말(644조 9700억원)과 비교하면 올해 들어 7조 7232억원 증가한 규모다. 금융당국과 은행들이 협의해 설정한 연간 증가 목표치인 5대은행 약 7조 1100억원을 6122억원 초과했다. 지난달 중순 한때 목표치를 넘어섰다가 월말에는 다시 내려왔지만 이달 들어 목표치를 재차 초과한 것이다.
총량 목표를 맞추기 위해 은행들이 대출 취급 기준을 수시로 바꾸면서 실수요자들의 혼란도 반복되고 있다.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13개 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SC제일·iM·부산·광주·전북·경남·수협·카카오)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8월 11일까지 가계대출 제한 조치를 총 149회 시행했다. 주담대 접수 제한과 신용대출 한도 축소 등 대출 문턱을 높이는 조치가 대표적 예시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대출 기준이 수시로 바뀌면 실수요자들은 자금 조달 계획을 세우기 어려워지고 주택 매매계약을 체결한 뒤 대출이 막혀 계약금 손실 등 피해를 볼 수 있다”며 “가계부채 관리는 필요하지만 은행별 총량 목표에 맞추기 위해 대출을 갑자기 중단하는 방식은 시장의 혼란만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말 대출 여건도 불확실하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올해 4분기 국내은행의 대출태도 종합지수는 -11로 전망됐다. 지난 3분기(-20)보다 9포인트 상승했지만 여전히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대출태도지수는 은행들이 대출 심사를 얼마나 강화하거나 완화할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마이너스일수록 대출 문턱을 높이려는 은행이 많다는 의미다.
김 교수는 “연말까지 가계대출 증가세가 이어진다면 은행들이 대출 한도를 축소하거나 접수를 중단하면서 연말 대출절벽이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며 “정부는 총량 규제를 일률적으로 적용하기보다 차주의 상환 능력과 대출 목적을 구분해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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