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외국 과학자 영입 프로젝트 성과 ‘미미’

김형욱 기자I 2016.11.17 16:11:21

억대 지원 불구 낮선 생활·문화적 차이가 발목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중국 정부의 외국인 과학자 영입 프로젝트 ‘천인계획(千人計劃)’의 성과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천인계획은 중국 정부가 유학간 자국 인재 유출을 막고 젊고 가능성 큰 외국 인재를 영입하고자 과학자 1000명 영입한다는 목표로 지난 2011년부터 추진해 온 프로그램이다. 등록 후엔 최대 600만 위안(약 10억2000만원)이 연구비와 생활비 명목으로 주어진다.

중국 정부가 발표한 올해 천인계획 대상자가 558명 중 546명이 중국인 유학생이고 외국인은 일본인 1명을 포함해 12명에 그쳤다고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밝혔다.

2013년 땐 183명 중 서양인은 2명에 불과했다.

SCMP는 적잖은 자금 지원과 나쁘지 않은 대우에도 외국인 과학자가 중국행을 꺼리는 건 문화적 이유라고 분석했다.

36세의 이탈리아 물리학자 줄리오 치리벨라는 2011년 천인계획을 통해 중국 베이징 칭화대에 와서 중국인 과학자인 부인까지 만났지만 천인계획의 요건인 3년 연구를 채운 후 2014년 홍콩으로 갔다.

처음엔 연구원의 열정에 감명을 받기도 했지만 낮선 베이징에서의 생활과 의사소통,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는 게 쉽지 않았다고 그는 SCMP를 통해 밝혔다. 그는 베이징에 있던 3년 동안 연구에 몰두하느라 만리장성조차 가본 적이 없다. 자녀에게 유명한 베이징의 대기 오염 환경을 겪게 해주고 싶지도 않았다.

과학자 사회에서의 중국에 대한 인지 부족도 성공하지 못한 원인으로 꼽힌다. 역시 천인계획을 통해 중국 과학기술대학에 온 미국 생물의학 과학자 자크 스미스는 “미국에서 일, 연구자금을 구하는 건 너무 어렵지만 중국에 기회가 있다는 걸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스미스도 부인이 중국계였기 때문에 이 기회를 잡았다는 설명이다.

중국에서 이 같은 프로그램의 역사가 짧다는 것도 외국의 젊은 과학자들이 중국행을 꺼리는 이유 중 하나다. 프로그램이 중단될 경우 연구는 물론 생계도 막막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그럼에도 이 프로그램을 계속 개선하며 시행해 나갈 것이라고 SCMP는 덧붙였다.

마크 주커버그(왼쪽) 페이스북 창업주가 2014년 중국 베이징 칭화대학교에서 학생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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