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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된 잡음에 반복되는 연기…준비 안된 '배달앱 사회적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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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유 기자I 2026.04.27 14:40:02

1차 회의 이후 2차 회의 일정 계속 연기, 27일도 취소
소상공인단체 "일정 통보 없어, 어떻게 하라는 거냐"
공플협과 일부 단체간 대립, ''공플협 존재감'' 부상
단체 구성부터 삐걱, "준비 없이 협의체 재개" 비판도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배달 플랫폼(앱)과 자영업자간 상생을 위해 출범한 ‘배달앱 사회적 대화 기구’가 재개 초반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협의 주체인 소상공인 입점단체간 이견이 커지면서, 벌써 두 차례나 공식 회의 일정이 연기돼서다. 입점단체 구성부터 잡음에 휩싸인 만큼, 을지위가 준비도 안 된 상황에서 협의체를 졸속 재개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서울시내 한 음식점에 붙어있는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스티커. (사진=뉴스원)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을지위가 약 6개월 만인 지난 10일 재개한 배달앱 사회적 대화 기구는 1차 회의(10일) 이후 2차 회의 일정을 아직도 정하지 못한 상태다. 당초 지난 23일로 2차 회의 일정을 잡았었지만, 이후 27일로 연기했고 이마저도 취소했다. 현재 사회적 대화 기구 협의체에 공지된 2차 회의 일정은 없는 상황이다.

사회적 대화 기구엔 배달의민족(배민), 쿠팡이츠 등 배달앱과 공정한플랫폼을위한사장협회(공플협), 전국가맹점주협의회, 한국외식업중앙회, 소상공인연합회(소공연), 전국상인연합회(전상연),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등 입점업체 단체가 참여 중이다.

협의체 일원인 소상공인연합회 고위 관계자는 “2차 회의 취소 이후 다음 일정에 대한 이야기도 전혀 들은 바가 없다”며 “(소상공인 단체로서)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사회적 대화 난항은 소상공인 단체간 입장 차이가 큰 것이 배경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표적으로 소공연·전상연을 중심으로 한 ‘추진파’와 “수수료 인하만이 해법”으로 맞서고 있는 공플협간 대립이다. 소공연과 전상연은 “일단 자영업자들 어려움이 크니 시작부터 빨리 하자”는 입장이지만, 공플협은 ‘총수수료율 15% 상한제 도입’만 줄곧 주장하고 있다.

이처럼 이견이 큰 채로 사회적 대화가 진행될 경우, 2024년 배달앱 상생협의체 당시처럼 ‘반쪽 합의’에 그치거나 추진자체가 힘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1차 회의 이후 2차 회의 일정이 계속 밀리고 있는 것도 소상공인 단체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배달앱들도 좌불안석이다. 이미 배달거리 반경을 축소하고 대신 중개수수료율과 배달비를 낮춰주는 안을 일부 배달앱이 제시하는 등 적극 나서고 있지만, 이처럼 소상공인 단체간 입장 조율이 되지 않아 시간이 지체되면 쫓길 수 밖에 없다. 정치권으로부터 더 강한 상생안을 내라는 압박까지 이어질 수 있어서다.

소상공인 단체들 사이에선 공플협이 현 사회적 대화 협의체에서 강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것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예컨대 소공연이나 전상연처럼 전체 회원사 규모 등이 모두 공개된 단체들과 달리 공플협 자체는 베일에 감춰져 있기 때문이다.

공플협이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건 2024년 배민의 포장수수료 유료화 재개 시점이다. 과거 공플협은 배달라이더(배달기사) 단체와 공동으로 집회를 여는 등 이색적인 행보를 보였다.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자영업자와 배달기사들은 비용 문제 등으로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사이인데, 공동으로 집회를 열었다는 게 이례적”이라며 “작은 단체인데 정치적·사회적으로 단시간에 영향력을 키웠다”고 말했다.

더불어 중개수수료, 배달비, 결제수수료 등을 모두 합해 산정하는 총수수료율이라는 개념도 공플협이 처음 공론화했다. 이 총수수료율은 현 을지위 소속 이강일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배달앱 관련 법안에도 포함되는 등 영향력을 보였다. 현재 공플협은 이번 사회적 대화 과정에서도 총수수료율을 15%로 제한하자는 주장을 지속적으로 제기 중이다.

업계에선 이번 배달앱 사회적 대화 재개가 섣불리 진행된 것 아니냐는 시선도 나오고 있다. 우선 입장 조율이 되지도 않은 서로 양극인 소상공인 단체들을 협의체에 구성한 것 자체가 사회적 대화 협의체 난항을 불러일으켰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선 정치권이 다음달 지방선거를 겨냥해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배달앱 사회적 대화 기구를 무리하게 띄운 것 아니냐는 불만도 제기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소상공인 단체 관계자는 “사회적 대화의 취지는 말 그대로 대화로 상생을 모색하자는 자리인데, 자기 주장만 펼친다면 어떻게 합의가 될 수 있겠나”며 “뭔가 준비가 덜 된 채로 사회적 대화가 시작된 것 같은 분위기여서 실망감이 크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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