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정 하이닉스 대표·장용호 (주)SK 대표 유임 SK하이닉스 미주총괄 신설해 안현 사장 배치 SK이노베이션 정승일·강동수 투입…전력사업 강화
[이데일리 김기덕 이수빈 기자] SK그룹이 핵심 계열사의 최고경영자(CEO)를 유임하는 대신 전략·기술 전문가들을 전진 배치하는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기존 경영체제의 연속성을 유지하면서 인공지능(AI)와 반도체, 전력 등 핵심 사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특히 SK하이닉스에는 미국 현지 사업을 총괄하는 사장급 조직을 신설하고, SK이노베이션에는 전력·재무 전문가를 투입하는 등 사업별 특성에 맞춘 리더십 재편에도 나섰다.
SK그룹은 3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7년도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에서는 김선혁 SK㈜ 담당사장, 권영수 SK수펙스추구협의회 담당사장, 송경열 SK가스 사장 등 3명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정승일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과 강동수 SK이노베이션 사장 등 5명은 새로운 보직을 맡았다.
그룹의 성장 축인 SK하이닉스는 곽노정 대표이사 사장을 유임하며 단독대표 체제를 유지했다. 대신 미국 현지에 사장급 미주총괄 조직을 신설하고 안현 개발총괄 사장을 배치했다. 글로벌 빅테크 고객사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미국 시장에서 기술·연구개발(R&D) 역량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안 사장의 이동에 따라 차선용 미래기술연구원장이 개발총괄을 맡아 연구원장을 겸임한다. 선행기술 연구와 제품 개발 간 연계를 강화해 차세대 메모리 경쟁력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윤풍영 SK수펙스추구협의회 담당 사장은 SK하이닉스 코퍼레이트센터(Corporate Center) 총괄로 이동한다. 그룹 차원의 전략 수립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사업 확장과 신성장동력 발굴에 집중할 예정이다.
장용호 SK(주) 대표이사.
김선혁 SK(주) 사장.
지주사인 SK㈜도 경영 연속성을 유지하면서도 전략 기능을 보강했다. 장용호 대표이사를 유임하고 김선혁 SKC 전략부문장을 신임 담당사장으로 선임했다. 장 대표는 포트폴리오 관리와 재무 전략 등 주요 경영 현안을 총괄하고, 김 사장은 계열사 운영개선 실행을 지원할 예정이다.
김 사장은 SKC 사업모델(BM)혁신그룹장과 포트폴리오관리(PM)부문장 등을 거친 그룹 내 대표적인 포트폴리오 전문가다. SK㈜는 지난 3년간 추진해 온 사업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성과를 바탕으로 AI·반도체·에너지솔루션 등 핵심 사업 중심의 성장전략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에너지 계열사에는 전략·재무 분야 전문가들을 전면 배치했다. SK이노베이션은 정승일 SK㈜ 미래성장 담당 사장을 신임 총괄사장으로, 강동수 SK㈜ 담당 사장을 SK이노베이션 및 SK에너지 사장으로 선임했다.
정승일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강동수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겸 SK에너지 대표이사.
정 신임 총괄사장은 산업통상자원부 차관과 한국전력공사·한국가스공사 사장을 역임한 에너지·전력 분야 전문가다. SK이노베이션의 전력사업 전환 전략을 총괄하고 종합에너지기업으로서의 미래 성장전략을 이끌게 된다.
강 신임 사장은 SK이노베이션 전략·재무부문장과 포트폴리오부문장 등을 거쳐 SK㈜에서 그룹 차원의 투자 의사결정과 포트폴리오 최적화를 담당해 왔다. 앞으로 기존 사업의 수익성 개선과 운영 효율 제고에 집중한다.
SK이노베이션 산하 계열사 경영진도 재편됐다. SK지오센트릭 사장에는 김원기 SK엔무브 사내독립기업(CIC) 사장이 겸직 형태로 선임됐다. SK어스온 사장에는 김경준 기획·사업지원실장, SK온 트레이딩인터내셔널 CIC 사장에는 김태진 원유사업부장이 각각 발탁됐다.
SK가스는 송경열 전략본부장을 신임 사장으로 선임했다. 송 사장은 그룹 차원의 에너지·전력 사업 전략과 신사업 개발, 포트폴리오 전략 등을 담당해 온 인물이다. 기존 윤병석 SK가스 사장은 SK디스커버리 사장으로 이동한다. SK가스는 액화석유가스(LPG)·액화천연가스(LNG) 사업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LNG 밸류체인을 확대하고 신규 성장동력 발굴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그룹 최고협의기구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는 권영수 사장이 담당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룹 차원의 전략 기능과 계열사 간 협력 체계를 강화하는 인사로 풀이된다.
이번 인사의 공통분모는 기존 경영진의 연속성을 유지하면서 전략·기술 전문가들에게 새로운 역할을 부여했다는 점이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와 장용호 SK㈜ 대표를 유임하는 한편, 안현 사장에게는 미국 현지 고객 대응을, 정승일 총괄사장에게는 전력사업 전환을 맡겼다.
SK그룹의 올해 사장단 인사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통상적인 인사 시기보다 약 한 달 정도 앞당겨 이뤄졌다. 다음달 12일 예정된 CEO 세미나에서 새 경영진이 내년 사업 전략을 조기에 확정하고, 전략사업을 논의할 예정이다.
SK 관계자는 “이번 인사를 계기로 그동안 추진해 온 사업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의 성과를 구체화하고 미래 성장사업의 실행력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