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의도와 다르게 전달이 됐다면 깊은 유감의 말씀을 드리고 또 사과를 바라시니까 정말 마음을 다해서 사과드립니다.”(지난 17일 경기도 부천공장 화재로 순직한 고(故) 김진석 소방위 빈소 조문 이후)
재정 비상선언·김지용 임명반대 이어 ‘소방재정 빨대’ 결정타
추미애 경기지사가 스스로 무너지고 있다. 그야말로 ‘자폭정치’다. 추 지사는 취임 이후 수많은 구설에 시달렸다. 경기도 재정 비상선언의 여파로 청년·복지 예산을 삭감하면서도 관사 및 관용차 구입으로 내로남불 논란이 일었다. 또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지명 및 임명 과정에서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선넘은 발언으로 과도한 내부총질 비판에 시달렸다. 1400만 경기도민의 행정과 살림을 책임지기보다는 차기 대권을 의식해 중앙정치에 지나치게 매몰됐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결정타는 ‘소방 재정 빨대’ 발언 및 ‘억지 사과’ 논란이었다. 정치 햇병아리인 여야 초선 의원도 결코 하지 않을 실수였다.
추 지사의 정치 경력은 무려 30년이다. 특히 추 지사의 정치적 스펙은 현존하는 여야 정치인 중 가장 화려하다. 6선 관록에 법무장관, 집권여당 대표, 광역단체장 등 대통령과 국회의장 빼고는 못해본 게 없을 정도다. 96년 15대 총선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입으로 혜성처럼 등장한 뒤 DJ의 ‘정치적 며느리’로 불렸다. 97년 대선 당시 TK지역에서 김대중 지지 호소로 ‘추다르크’라는 애칭도 얻었다. 참여정부 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찬성으로 위기를 겪었지만 이후 오뚝이처럼 일어서며 정치적 재기에 성공했다. 2016년 8월부터 2018년 8월까지 2년간 민주당 대표 시절에는 △박근혜 탄핵 △문재인 대선승리 △지방선거 압승이라는 금자탑도 달성했다.
도대체 왜 그런 발언을 했는지 ‘이해불가’다. 어찌보면 추 지사의 보좌진이나 참모들 또한 직무유기다. 추 지사 발언의 파장은 과거 △정태옥 전 자유한국당 의원의 이부망천(이혼하면 부천 망하면 인천) 발언 △강용석 전 한나라당 의원의 아나운서 비하 발언 △차명진 전 자유한국당 의원의 세월호 유족 비하 발언에 버금가거나 그 이상이다. 추 지사의 발언은 국민적 역린을 건드렸다고 봐도 무방하다. 도저히 해서는 안 될 실언이었다. 특히 소방관은 2000년대 이후 국내 학술단체나 공공기관의 존경받는 직업 조사에서 부동의 1위를 기록해왔다. 재난 및 응급 상황이나 화재구조·교통사고 현장에서 소방관의 희생과 헌신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라는 국가의 기능 수행에서 소방관은 군인과 더불어 최전선에서 싸우는 이들이다.
‘소방관 비하’ 주홍글씨 탓에 차기 대권도전 사실상 불가능
대한민국 대선에는 수많은 징크스가 있다. △국무총리 불가론 △정권교체 10년 주기설 △충청 불가론 △경기지사 불가론 △서울 법대 불가론 △0선 대통령 불가론 등이다. 김종필·이회창 전 총재의 사례를 보면 총리·충청 불가론의 징크스가 얼마나 질긴지 알 수 있다. 나머지는 대부분 깨졌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10년 주기 교체설·0선 대통령·서울 법대 불가론 등 3대 징크스를 깨뜨렸다. 이재명 대통령도 경기지사 필패론을 무너뜨렸다. 추 지사 역시 이 대통령의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해서 경기지사 출신 대통령이 될 수 있을까.
이 대통령의 성공방정식 이후 경기지사는 대권의 무덤이 아닌 직행코스가 됐다. 1400만명의 경기도민 숫자와 한해 30조 예산 집행이 주는 행정경험의 효과다. 김동연 전 경기지사는 정치경험이 부족한 경제관료였지만 추 지사는 김대중·노무현·문재인·이재명정부 등 민주당정부 4기를 거친 관록의 정치인이다. 추 지사가 22대 국회 하반기 국회의장을 포기하고 경기지사로 방향을 튼 이유다. 무엇보다 차기대권에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여야 전·현직 당 대표를 제외하면 차기 가도는 보수 진영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진보 진영에서 추 지사 정도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
추미애, 차기 지지율 저조…뒤늦은 억지사과에 국민 ‘아연실색’
실제 추 지사에 대한 국민적 평가도 냉정하다. 지난 7일 공개된 조원씨앤아이의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2%포인트)에서 민주당 지지층을 대상으로 살펴보면, 김민석 30.7%, 송영길 14.3%, 정청래 12.3%, 조국 11.7%, 김부겸 7.4%, 한동훈 4.5%, 장동혁 2.2%, 오세훈 2.1%, 이준석 1.0% 등의 순이었다. 추 지사는 범여권 5위에도 들지 못하고 범야권 주요 정치인들에게까지 밀렸다. 리얼미터의 9월 광역단체장 만족도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0.9%포인트)에서 추 지사는 전국 16개 시도지사 중 순위가 비공개되는 13위 이하에 이름을 올렸다. 이뿐만이 아니다. 6.3 지방선거 직후 실시된 한국갤럽의 차기 정치지도자 선호도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 추 지사는 1.0% 미만의 기타 인물 30명에 포함되는 불명예를 겪었다.
재론하지 않아도 추 지사의 차기 도전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한마디로 조기 탈락이다. △경기지사 취임 이후 중앙정치에 매몰된 지나친 좌충우돌 △문민정부 ‘김영삼 vs 이회창’, 참여정부 ‘노무현 vs 정동영’의 정면충돌과 다를 바 없는 이 대통령과의 갈등 △국민 역린을 건드린 ‘소방관 비하’ 발언이라는 메가톤급 악재의 극복은 너무나도 어렵다. 정치인의 상징자본 중 가장 중요한 국민 신뢰를 완전히 잃었기 때문이다. 민주당 일부 당원들은 추 지사의 출당 등 중징계를 요구하고 있다. 시사 풍자 개그맨 이상민 씨는 항의의 표시로 빨대 250개를 경기도청에 배달했다. 이념과 정파를 넘어선 국민적 분노를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First in, Last out(가장 먼저 들어가고, 가장 마지막에 나온다)” 소방관들의 직업윤리를 대표하는 말이다. 모든 사람은 위기의 순간에 본능적으로 탈출하지만 소방관은 반대로 불길과 암흑 속으로 뛰어드는 존재들이다. ‘소방관 재정 빨대’ 발언도 문제지만 “사과를 바라시니까 사과드린다”는 추 지사의 발언에는 국민 모두가 아연실색했다. 추 지사는 1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고(故) 김진석 소방관님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고 왔다. 최근 저의 발언으로 마음에 상처를 입으신 소방관 여러분께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다시 사과했다. 만시지탄(晩時之歎)이다. 너무 늦었다.




![민속촌 귀신에 아빠 도망가!…5살 아들에 울컥한 부모 [따전소]](https://image.edaily.co.kr/images/vision/files/NP/S/2026/10/PS26101900839t.jpg)
![[속보]송파 장모 살인범 신상공개…26세 김성우](https://image.edaily.co.kr/images/vision/files/NP/S/2026/10/PS26101901232t.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