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뒤흔든 정치적 불확실성…“수출·서비스株 적절히 안배해야”

박순엽 기자I 2024.12.05 16:35:12

‘비상계엄 선포·해제’ 거쳐 ‘탄핵 정국’ 이어져
정치적 불확실성 고조에 외국인 투자자 이탈 지속
‘실적 개선’ 조선·‘무역분쟁 없는’ IT 종목 등 주목
“현 정부 정책 기조 부합 원전株 단기 변동성 노출”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이른바 ‘탄핵 정국’ 본격화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이 국내 증시를 뒤흔드는 상황 속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종목에 주목해야 한다는 증권가 조언이 나온다.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큰 장세가 예상되는 만큼 기업 기초 체력(펀더멘털)이 튼튼해야만 주가 하방 압력에 견딜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이날 거래를 마감한 코스피와 원·달러 거래가가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치적 불확실성 고조 따른 약세…“상승탄력 가능”

5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2.15포인트(0.90%) 내린 2441.85에 거래를 마쳤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해제 이후 2거래일 연속 내림세다. 코스닥 지수 역시 전 거래일보다 6.21포인트(0.92%) 하락한 670.94에 마감하며 연이틀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이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경제 전반으로 확산할 것이란 우려가 투자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이 국회 본회의에 보고되는 등 비상계엄 사태가 탄핵 정국으로 이어지고 있고, 탄핵 소추안 의결 등 정치적 여진도 남아 있어 불확실성에 따른 증시의 단기 변동성 확대가 이어지리란 평가가 나온다.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시장 불안감은 원·달러 환율을 끌어올리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을 불러오고 있다는 점도 증시 약세의 원인으로 꼽힌다. 외국인은 코스피에서만 이틀간 7259억원치를 팔아치웠다. 이에 코스피 내 외국인 보유량 비율은 시가총액 기준 29.13%로 6개월 내 최저에 가까운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다만, 증권가에선 국내 증시가 그동안 부진을 거듭하면서 밸류에이션(가치평가) 매력을 갖추게 돼 추가 하락 가능성은 적다고 평가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앞으로의 정치 상황은 계엄 선포 이상의 충격이 가해질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며 “현재 구간은 불확실성 해소 이후 충분히 상승탄력을 받을 수 있는 지수대”라고 말했다.

◇“실적 개선 조선·전력기기株, 무역분쟁 자유로운 IT株 주목”

여기에 내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는 점을 고려해 수출과 서비스 업종을 적절하게 안배하는 포트폴리오가 유망하다는 게 증권가 조언이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국내 정치 불확실성에 더해 트럼프 미국 대통령 정책까지 겹치며 안도할 국면은 아닌 상황”이라며 “내년 실적 회복이 기대되는 조선·전력기기 업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선과 전력기기 업종은 내년 실적 개선에 더해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실적 영향이 사실상 없는 종목으로 꼽힌다. 오히려 국내 정세 우려가 이어지면 고환율 상황으로 환 노출이 큰 기업은 수혜가 예상되기도 한다. 특히, 전력기기는 해외 생산법인 규모를 고려할 때 생산이나 수주에 차질 우려가 제한적인 업종이라는 게 업계 평가다.

또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에 따른 무역분쟁 이슈에서 자유로운 IT 서비스와 엔터테인먼트, 인터넷·게임, 헬스케어 업종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국내 증시에서 순매도를 이어오고 있는 외국인 역시 이틀간 카카오(035720)(377억원)와 NAVER(035420)(339억원), JYP Ent.(035900)(264억원), 엔씨소프트(036570)(169억원), 크래프톤(259960)(144억원) 등은 대거 담았다.

한편, 증권가에선 현 정부의 국정 동력 상실에 따라 현 정부 정책 관련 업종에 대한 투자는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 정부의 정책 기조에 들어맞았던 원자력 발전과 금융 리스크에 노출된 은행 등도 단기 변동성에 노출될 것”이라며 “음식료, 통신, 서비스 등 방어적 특성을 보유한 업종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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