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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후보와 이준석 후보의 사전투표 장소에도 뼈 있는 정치적 메시지가 담겼다. 김 후보는 현재 이재명 후보가 앞서고 있는 대선 주자 지지율을 뒤집겠다며 인천 계양구를 찾아 표를 던졌다.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을 뛰어넘어 자신이 1위로 올라서는 ‘골든크로스’를 이재명 후보 지역구에서부터 일궈내겠다는 취지다. 이준석 후보는 지난 총선에서 이뤘던 ‘동탄의 기적’을 이번 대선에서 다시 이루겠다며 자신의 지역구에서 사전투표에 나섰다.
지난 20대 대선에서도 각 대선 후보는 사전투표 장소를 통해 정치적으로 지향하는 바를 드러냈다. 당시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는 광화문 인근의 투표소에서 사전투표를 하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이끈 ‘촛불 민심’에 호소했고,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사전투표를 위해 보수 텃밭 부산을 찾아 지지층 결집에 집중했다.
이처럼 투표 장소로 정치적 메시지를 전하는 게 가능해진 것은 사전투표 제도가 도입되면서다. 이번 대선은 사전투표제도 도입 이후 3번째 맞는 대선이다. 물론 사전투표 도입 이후 처음 맞은 제19대 대선에서는 당시 문재인 후보, 홍준표 후보 등 거대 양당 후보가 사전투표가 아닌 본 투표에 참여하며 투표 장소로 말미암은 메시지를 엿볼 순 없었다. 하지만 점점 사전투표율이 높아지고 제도가 정착하며 그 중요성이 대두되자 지난 대선부터 후보들은 투표 장소를 통한 정치적 전략을 펴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대선에서도 각 대선 후보는 투표 장소를 통해 지지층 결집을 호소하는 등 막판 유세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들은 사전투표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투표에 임하는 마음도 전했다.
이재명 후보는 오전 10시께 서울 서대문구의 한 투표소에서 청년 4명과 함께 투표를 마친 후 “총알은 투표보다 강하다는 말이 있다. 이번 내란사태도 국민들의 투표 참여만으로 이겨낼 수 있다”며 “대한민국이 청년의 시대로 다시 되돌아갈 수 있게 해야 되고 이번 대선이 출발점이 됐으면 좋겠다”며 청년들과 함께한 이유를 설명했다.
김문수 후보는 외동딸 동주 씨와 함께 투표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마지막 결과는 잘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본 투표가 끝나는 시간까지 선거운동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준석 후보와의 단일화도 끝까지 시도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준석 후보는 “동탄은 지난 총선에서 전국에 이름을 알린, 가장 정치 변화의 열정을 보여준 선거구였다”며 “저는 동탄 2신도시를 대표하는 국회의원으로서 그런 열망을 담아 이번에도 정치 교체, 세대 교체, 시대 교체를 이뤄내겠다는 마음으로 선거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매시간 집계되는 사전투표율은 동 시간대 역대 최고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오후 3시 기준 전국 사전투표율은 14.05%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