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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전자株, ‘경고등’ 최다…실적 늘었지만 체력은 제각각

신하연 기자I 2025.04.14 18:16:48

투자주의환기·관리종목 지정, 전기·전자 업종이 모두 1위
내부회계관리제도 비적정 등 사유 多…양극화 심화 우려도

[이데일리 신하연 기자] 투자주의환기종목이나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이른바 ‘부실 기업’ 중 전기·전자 업종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 전체로는 외형이 커졌지만, 코스닥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경영 투명성과 재무건전성에 대한 경고가 반복되며 업종 내 양극화가 심화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현재 투자주의환기종목으로 지정된 78개사 가운데 전기·전자 업종이 총 16곳(20.5%)에 달했다. 같은 기간 관리종목으로 지정돼 있는 110개사 중에서도 전기·전자 기업이 18곳(16.4%)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각 목록에서 모두 2위를 차지한 유통 업종(15.4%, 12.7%)보다 각각 5%포인트, 3.7%포인트(p) 높은 수준이다. 3위 업종과 비교하면 투자주의환기종목 기준으로는 약 2배(기계·장비 10.3%), 관리종목 기준으로는 5.5%p 이상 차이(제약 10.9%)를 보였다.

올해 새로 지정된 종목 중에서도 전기·전자 업종의 비중이 가장 높았다. 신규 지정 종목 중에서도 전기·전자 업종은 전체 투자주의환기종목의 18.8%, 관리종목의 15.2%를 차지했다.

올해 새롭게 투자주의환기종목으로 지정된 사례로는 포커스에이치엔에스(331380), 케이알엠(093640), 서전기전(189860) 등이 있다. 이들 모두 ‘내부회계관리제도 비적정’을 사유로 지정됐다. 캐리(313760)와 한울소재과학(091440)은 ‘5사업연도 연속 영업손실’로 투자주의환기종목으로 지정됐다. 코스닥 기업의 경우 5개 사업연도 연속 영업손실이 발생하면 투자주의환기종목 지정 사유에 해당한다.

관리종목으로 신규 지정된 기업들 가운데는 코맥스(036690)와 앤씨앤(092600)이 눈에 띈다. 이들은 ‘최근 3사업연도 중 2년간 자기자본의 50%를 초과하는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 발생’을 사유로 관리종목에 올랐다.

관리종목 지정 사유를 해소하지 못할 경우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되며, 이후 상장폐지 여부가 결정된다. 서울전자통신(027040)은 ‘자본잠식률 50% 이상’으로 관리종목이 됐으며, 비덴트(121800), 셀피글로벌(068940), 아이엠(101390) 등은 이미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지정된 상태다.

업계에서는 전기·전자 업종 특성상 이러한 관리 리스크가 구조적으로 반복될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해당 업종에는 기술 기반 연구·개발(R&D) 중심 기업이 많고, 초기 설비투자 규모가 큰 반면 회수 주기는 길고 불확실하다. 수익성과 현금흐름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외형 성장에만 집중할 경우, 상장 이후 내부통제 및 회계 시스템에서 균열이 생기기 쉽다는 것이다.

한편 전기·전자 업종 전체로 보면 지난해 실적은 전년 대비 개선세가 뚜렷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에서 전기·전자 업종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대비 755% 증가, 흑자 전환했다.

대형사 중심의 실적 회복 흐름이 확인된 가운데 업종 내 코스닥 중소형사들의 투자주의환기종목 및 관리종목 지정 사례는 늘면서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함께 제기된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전방 시장의 성장이 막힌 섹터는 앞단의 업체들이 신규 기술개발보다는 원가 절감을 최우선으로 진행할수록 아랫단의 소재·부품 업체들의 경쟁 심화와 수익성 악화 구조가 장기화된다”며 “여기에 제조업 특성상 설비투자 부담까지 이중고로 작용하면서 부실기업이 속출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감사인들도 기업의 계속성에 의문을 표할 만큼 재무상태가 좋지 않은 기업의 경우 내부회계관리제도 역시 더욱 엄격하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반대로 말하면 그만큼 전기·전자 업종 내 재무적으로 부실한 기업이 다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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