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돈은 모였는데 살 게 없다”…금리 뛰자 부동산 펀드 ‘수익률 비상’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김성수 기자I 2026.09.08 16:58:04
ai번역
  • 영어

Google 검색에서 이데일리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국민연금 코어플랫폼 순IRR 8.3%
공무원연금 목표수익률 9% 이상
선순위 대출금리, 올해 5%대 진입
코어자산 만으론 목표수익률 한계

이 기사는 2026년09월08일 14시57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마켓in 김성수 기자] 부동산 투자시장에 ‘돈은 있는데 살 게 없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기관투자자들로부터 투자 자금을 확보한 블라인드펀드는 적지 않지만 정작 목표수익률을 맞출 수 있는 투자처를 찾기가 쉽지 않아서다.

금리와 보험료 등 부동산 투자에 들어가는 비용이 동시에 상승하면서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수익률을 확보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투자 수요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높아진 비용 구조를 감안하면 수익률을 맞출 수 있는 자산 자체가 줄어든 것이다.



선순위 대출금리, 올해 5%대 진입

8일 금융투자업계에 다르면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등 주요 기관투자자가 부동산 위탁운용사에 제시하는 목표수익률은 현재 시장 환경에서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국내 부동산 코어플랫폼 위탁운용사에 제시한 목표수익률은 각종 보수 차감 후 순 내부수익률(순 IRR) 기준 8.3%다. 전통적인 코어(Core) 자산을 중심으로 투자해 달성하기에는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자료=‘2024년 국민연금기금 국내 부동산투자 위탁운용사 선정계획 공고’ 일부 캡처)
(자료=‘2024년 국민연금기금 국내 부동산투자 위탁운용사 선정계획 공고’ 일부 캡처)
통상 코어 자산은 우량 입지의 오피스 등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기반으로 투자하는 전략이다. 개발이나 대규모 리모델링 등 적극적인 가치부가(밸류애드)를 통해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자산과 비교하면 기대수익률이 낮은 편이다.

그런데 국민연금이 요구하는 8.3%의 순IRR을 맞추려면 안정적인 코어 자산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라이프 사이언스와 데이터센터 등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뉴 이코노미’ 섹터를 포트폴리오에 포함해야 한다.

실제로 작년 국민연금 국내 부동산 코어플랫폼 위탁운용사로 선정된 삼성SRA자산운용, KB자산운용, 캡스톤자산운용은 이 같은 조건을 전제로 펀드를 설정했다. 문제는 올해 들어 금융비용이 더 높아졌다는 점이다.

부동산 투자에서 활용되는 선순위 담보대출 금리는 최근 5%대에 진입했다. 선순위 담보대출 금리가 작년 말 3%대 후반에서 올해 초 4%대로 올라선 데 이어 5%대로 추가 상승한 결과다.

이에 따라 부동산 자산을 매입한 뒤 기대할 수 있는 수익률이 낮아졌다. 지난해와 같은 방식으로 수익률을 맞추기 어려워진 이유다.

대표적인 사례가 KB자산운용이 국민연금 코어플랫폼 펀드로 최근 매입한 ‘세미콜론 문래’다. 옛 영씨티로 알려진 이 자산은 대출금리를 4.8% 미만으로 조달하면서 금융비용 부담을 상대적으로 낮췄다.

하지만 현재처럼 대출금리가 5%를 넘어서는 환경에서는 이 같은 조건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 금리가 0.2~0.3%포인트(p)만 높아져도 대규모 부동산 자산을 운용하는 펀드의 이자비용은 크게 늘어난다. 이는 곧 투자자의 순수익률 하락으로 이어진다.

반면 기관투자자의 요구수익률은 반대로 높아지고 있다. 올해 금리가 오른 데 따라 투자자들이 부동산 위탁운용사에 요구하는 타겟 수익률이 상향 조정되고 있다.

공무원연금공단이 올해 국내 부동산 블라인드펀드 위탁운용사에 제시한 목표수익률은 제반 비용과 보수를 차감한 후 IRR 기준 9% 이상이다.

해당 펀드의 운용전략은 코어플러스(Core+)를 중심으로 하며, 밸류애드(가치부가) 투자 비중은 전체 펀드 규모의 35% 이내로 제한했다.

(자료=2026년 공무원연금공단 국내부동산 블라인드펀드 위탁운용사 선정계획 공고)
(자료=2026년 공무원연금공단 국내부동산 블라인드펀드 위탁운용사 선정계획 공고)


코어자산 만으론 목표수익률 한계

코어플러스 투자전략이란 코어자산(우량자산)의 안정성을 유지하면서도, 소규모 개보수나 임대 구조 개선 등 적극적 자산관리로 추가적 수익과 가치 상승을 추구하는 전략을 의미한다. 코람코자산신탁이 위탁운용사로 선정됐다.

코람코자산신탁 측은 전체 투자 구조가 코어 투자 65%, 밸류애드 투자 35%로 구성돼 있어서 '9% 목표수익률'은 무리한 수준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밸류애드 투자의 경우 기본적으로 두 자릿수 이상의 수익률을 목표로 하며, 코어에서 안정적 수익률을 확보하고 밸류애드에서 추가 수익을 창출해 전체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구조라는 이유에서다.

최근 우선주 투자에서도 6~7% 수준의 수익률이 가능한 만큼 밸류애드 투자에서 추가로 약 2%포인트(p)를 확보하면 전체 9% 달성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전반적인 부동산 운용업계는 '이중'으로 압박을 받는 구조다. 금융비용은 올라갔는데 기관투자자가 원하는 수익률은 낮아지지 않고 있어서다. 그렇다고 공격적인 개발이나 밸류애드 투자만으로 목표수익률을 맞추는 것도 기관투자자의 운용 조건상 쉽지 않다.

특히 금리 뿐 아니라 보험료 등 운영비용까지 상승하면서 투자자들이 자산을 평가하는 기준도 까다로워지고 있다. 물류센터의 경우 보험료가 이전보다 최대 4배 수준까지 뛰었다.

물류센터는 다른 오피스나 상업시설보다 화재 위험에 민감한 자산으로 꼽힌다. 대형 물류시설에 화재가 발생할 경우 건물 자체 뿐 아니라 내부에 쌓인 재고자산에까지 피해 규모가 커질 수 있다.

(그래픽=김일환 기자)
(그래픽=김일환 기자)
그런데 최근 몇년간 대형 물류센터 화재가 연달아 발생하면서 재산종합보험 요율이 크게 올랐다. 보험료는 매년 반복해서 발생하는 운영비용이다. 보험료가 급등하면 그만큼 물류센터의 순영업소득(NOI)이 줄어들고, 결과적으로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수익률에도 직접적 악영향을 미친다.

이 때문에 운용업계에서는 과거처럼 ‘일단 펀드를 만들고 자산을 찾는’ 방식도 부담이 커졌다는 분위기다. 투자금을 모집해 놓고도 목표수익률을 충족할 만한 자산이 나타나지 않으면 펀드의 자금 집행이 늦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매입 가격만 낮다고 좋은 자산이 아니라 금융비용과 보험료, 임대수익 등을 모두 반영한 뒤에도 목표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결국 부동산 투자시장의 경쟁 구도가 ‘좋은 자산을 누가 먼저 사느냐’에서 ‘높은 비용을 감안하고도 수익률이 나오는 자산을 누가 찾아내느냐’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부동산 운용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투자할 돈이 없는 시장이 아니라 돈을 집행할 만한 자산을 찾기 어려운 시장”이라며 “금리와 각종 비용이 높아진 상황에서 기관투자자의 목표수익률까지 맞추려면 기존 코어 자산만으로는 운용 전략을 짜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