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부가가치 만들어주는 고객사·직원을 주인으로 대해야"

김호준 기자I 2019.07.09 16:36:00

구자관 삼구아이앤씨 책임대표사원
인간개발연구원(HDI) 주관 ‘멘토와의 대화’ 강연
삼구아이앤씨, 작년 1조2000억원 매출 올리며 HR서비스 시장 석권
“회사의 가치와 매출 CEO가 만드는 것 아냐…고객사와 동료가 최우선”

구자관 삼구아이앤씨 책임대표사원이 9일 오전 서울 중구 시그니처타워에서 열린 ‘2019 HDI 멘토와의 대화’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이데일리 김호준 기자] “회사의 이익은 현장에 계신 분들이 만들어줍니다. 그래서 고개를 숙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구자관(76) 삼구아이앤씨 책임대표사원은 평소 ‘폴더인사’로 유명하다.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회사의 임직원뿐만 아니라 만나는 모든 이들에게 90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한다. 구 대표는 “1968년 사업을 시작한 이후부터 지금까지 이렇게 인사한다”며 “현장에서 내 대신에 일을 해주는 분들이 이익을 만들어 주는데 고개를 숙이지 않을 수 없다”며 웃음을 지었다.

9일 인간개발연구원(HDI)이 주최한 ‘멘토와의 대화’의 강연자로 나선 구 대표는 ‘사람중심’의 경영철학을 국내 중소벤처기업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전파했다. 이날 강연에 참가한 CEO들은 빗자루 한 개에서 시작해 1조원대 기업으로 성장한 삼구아이앤씨의 성장과정과 구 대표의 경영철학을 경청했다.

삼구아이앤씨는 구 대표가 1968년 창업한 청소업체를 모태로 삼고 있다. 구 대표가 ‘먹고 살기 위해’ 만든 회사는 지난해 1조2053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했다. 총 22개 자회사를 두고 있으며 직원만 3만3000여명에 이른다. 국내 주요 대기업에 미화·시설보안·물류생산에 필요한 인력을 공급하고 제조위탁 서비스도 제공한다.

구 대표는 “다른 기업인들이 ‘사업이 될 거라고 생각하고 시작했냐’고 묻는 데 먹고 살기 급급해서 사업을 시작한 것뿐”이라며 “토지나 자본, 사람이 가장 덜 들어가는 일이었기 때문에 시작한 것”이라고 사업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구 대표는 삼구아이앤씨를 종종 ‘구멍가게’로 낮춰 부른다. 3만3000여명의 직원이 1조2000억원 가량의 매출을 달성하고 있으니 직원 한 사람당 매출은 3600만원에 불과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만큼 구 대표는 직원 한명 한명을 회사 그 자체로 인식하고 있었다.

구 대표는 “CEO라고 하는 것은 ‘소사’(학교에서 잔일을 하던 사람을 일컫는 말)나 마찬가지다”라며 “직원 한명 한명이 모여 부가가치를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CEO들은 늘 고객사와 함께 일하는 동료를 주인으로 삼아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장에서 내 대신 일을 해주는 분들의 인격을 존중하는 것이 CEO의 역할”이라고 말하며 “우리 회사를 먹여 살리는 것은 바로 동료직원들과 고객사라는 생각을 늘 염두에 둬야 한다”고 했다.

이날 강연에 참가한 CEO들은 구 대표에게 경영전략과 관련된 질문을 주로 던졌다. 한 스타트업 대표는 “여러 사업을 영위하는 데 또 다른 분야에 투자할 계획이 있냐”고 묻자 구 대표는 “모르는 분야에는 절대로 투자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며 경영전략을 밝히기도 했다.

또 구 대표는 “고객사에서 인력비로 100만원을 받아 수수료를 떼고 근로자에게 90만원을 주는 것은 경영이 아니다”라며 “100만원을 받았으면 101만원으로 근로자에게 돌려주는 것이 바로 경영관리다. 어떻게 회사를 운영하느냐에 따라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며 경영관리에 집중하라는 조언도 건넸다.

강연에 참가한 최샘터 아트스퀘어 대표는 “1조원 규모의 회사 대표가 가진 경영철학을 듣기 위해 왔다”며 “구 대표님은 평소 강조하는 ‘사람중심’의 경영철학이 몸에 베여 있는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삼구아이앤씨는 당분간 해외시장 공략에 집중할 계획이다. 지난해 베트남 진출을 필두로 미국과 중국, 인도네시아 등 국가에 인력공급업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구 대표는 “베트남 이후 인도네시아, 폴란드 등 시장 진출도 타진할 계획”이라며 “오는 2025년까지 국내 5만명과 해외 5만명 등 총 10만명의 인력을 확보하겠다는 게 우리의 비전”이라고 말했다.
구자관 삼구아이앤씨 책임대표사원이 9일 ‘2019 HDI 멘토와의 대화’에서 3040 CEO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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