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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최근의 해외 수주 실적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SGC E&C의 지난해 말 기준 해외수주액은 38억 달러(한화 약 5조5894억원)를 기록했다. 전년도 해외 수주 실적이 1000억원 미만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50배 이상 급증한 셈이다.
SGC E&C의 현금흐름이 순유출 기조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은 매출 감소에 따른 순운전자본 부담 확대 영향이 크다. 매출이 줄면서 매출채권과 매입채무 모두 크게 줄었지만 매입채무 감소폭이 매출채권 감소폭을 크게 상회하면서 순운전자본 증가로 이어졌다. SGC E&C의 지난해 3분기 매출은 7929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4678억원 대비 46% 줄었다.
SGC E&C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순운전자본(매출채권+재고자산-매입채무)은 1488억원으로 전년 말 674억원 대비 120.8% 급증했다. 순운전자본은 1년간 기업을 운영하기 위해 소요되는 자본으로 영업활동에 묶여 있는 현금으로 볼 수 있다.
세부적으로 보면 SGC E&C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미수금을 포함한 매출채권은 2656억원으로 전년 말 3004억원 대비 11.6% 줄었다. 매입채무 역시 1524억원으로 같은 기간 2642억원 대비 42.3% 감소했다. 재고자산은 312억원에서 356억원으로 14.1% 증가했다.
매출감소는 매출채권과 재고자산 회전율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이는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이 매출로 인식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현금흐름 둔화로 이어질 수 있는 부분이다.
연환산매출로 계산한 SGC E&C의 매출채권회전율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3.7회로 전년 말 6.1회 대비 2.3회 감소했다. 이에 따른 매출채권회전일수는 97.7일로 같은 기간 60.3일 대비 37일 늘었다. 즉 2개월이면 충분했던 SGC E&C의 매출채권 회수 기간이 지난해 3분기에는 3개월 이상 소요된 셈이다.
재고자산 회전율도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연환산매출원가로 계산한 SGC E&C의 재고자산회전율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30회로 전년 말 85회 대비 55회 줄었다. 재고자산회전일수도 4.3일에서 12.2일로 7.9일 증가했다.
아쉬운 점은 SGC E&C의 현금창출력 개선도 더디다는 점이다. SGC E&C는 비용절감 노력으로 원가율을 낮추는 데 성공했지만 현금창출력 개선으로는 이어지지 못했다. 매출원가율은 97.4%에서 94.9%로 2.5%포인트(p) 하락했다.
SGC E&C의 지난해 3분기 별도기준 상각전영업이익(EBITDA)는 44억원으로 전년 동기(34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EBITDA는 이자와 세금, 감각상각비, 무형자산상각비 등을 차감하기 이전 이익으로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이는 현금 창출 능력을 뜻한다.
EBITDA 마진율도 0.6%로 1%를 넘지 못하고 있다. 신용평가사 평가방법론에 따르면 비우량급 건설사(BBB)의 기준이 되는 EBITDA 마진율이 5% 이상인 점을 고려하면 미진하다는 평가다. EBITDA 마진율은 EBITDA에서 매출을 나눈 것으로 매출 중 감가상각과 세금, 이자 차감 전 이익이 어느 정도 되는지를 나타내는 수익성 지표다.
시장에서는 SGC E&C의 해외 수주 물량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시간을 두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SGC E&C의 해외수주 실적이 상당한 만큼 기대가 크다는 설명이다. SGC E&C는 지난해 국내 건설사 중 해외수주 실적 22위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 SGC E&C 관계자는 “지난해 수주한 물량은 올해부터 순차적으로 반영될 예정”이라며 “국내외를 막론하고 수익성 중심의 프로젝트를 선별 수주와 해외 프로젝트가 본격화를 통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