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고자산은 일상적인 영업활동 과정에서 판매를 목적으로 보유하는 상품과 제품, 재공품, 원재료, 저장품으로 구성된다. 코스모화학의의 경우 이차전지용 소재가 재고자산의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코스모화학의 재고자산이 크게 증가한 것은 전기차 캐즘현상과 관련이 깊다. 전기차 수요 둔화가 장기화하면서 소재 기업들의 재고가 제때 소화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연환산매출원가로 계산한 코스모화학의 재고자산회전율은 3.1회로 같은 기간 4.7회 대비 1.6회 감소했다. 이 영향으로 재고자산회전일수는 78.2일에서 119일로 40.7일 늘어났다. 즉 재고회전율이 감소하면서 78.2일이면 충분했던 코스모화학의 재고 소진 기간이 한 달 이상 지연된 셈이다.
재고자산 회전율이 재고 상품의 현금화까지 걸리는 시간을 나타내는 지표라는 점을 고려하면 회전율이 낮을수록 기업의 재무 건전성이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 재고 소진이 둔화할 경우 시간이 지날수록 해당 자산의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고, 이에 따른 손실이 발생해 원가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처럼 코스모화학의 재고가 크게 늘면서 순운전자본(매출채권+재고자산-매입채권) 부담도 확대되는 모양새다. 순운전자본은 1년간 기업을 운영하기 위해 소요되는 자본으로 영업활동에 묶여 있는 현금으로 수치가 클수록 영업활동현금흐름에 마이너스(-)로 작용한다.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이 늘어날수록, 매입채무가 줄어들수록 순운전자본 부담이 커진다. 코스모화학의 순운전자본은 1907억원에서 2313억원으로 21.3% 증가했다.
문제는 업황 악화가 지속되면서 코스모화학의 현금창출력 둔화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재고자산 증가로 현금흐름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현금창출력마저 감소할 경우 유동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미 코스모화학의 유동비율은 80%대로 적정 기준인 150%를 크게 하회하고 있다.
코스모화학의 올해 3분기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58억원으로 전년 동기 132억원 대비 56.1% 감소했다. 매출도 6697억원에서 5600억원으로 16.4% 줄었다. 이에 따른 EBITDA 마진율은 2%에서 1%로 1%포인트(p) 하락했다.
EBITDA는 이자와 세금, 감각상각비, 무형자산상각비 등을 차감하기 이전 이익으로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이는 현금 창출 능력을 뜻한다. EBITDA 마진율은 EBITDA에서 매출을 나눈 것으로 매출 중 감가상각과 세금, 이자 차감 전 이익이 어느 정도 되는지를 나타내는 수익성 지표다.
시장에서는 전기차 캐즘이 예상보다 길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 만큼 코스모화학이 재고관리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전기차 및 배터리 시장 동향과 새 전망을 기반으로 투자 계획과 적정 재고 수준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산업연구원은 지난달 펴낸 ‘전기차·배터리 산업의 주요 이슈와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환경 규제 등이 완화되고 화재 등 안전 문제가 비용으로 작용해 배터리 전기차 수요는 기존 전망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2030년 순수 전기차 판매량이 전체 자동차 판매 중 35%를 차지하고 이에 맞춰 배터리 수요도 연평균 30% 내외의 성장을 할 것이란 전망치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게 산업연구원 측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