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PC삼립이 준비하는 롤케익 제품은 용량이 430g으로, 앞서 출시했던 포켓몬빵(80~100g)에 비해 3~4배 크다. 맛도 시중에서 파는 케이크게 뒤처지지 않도록 공을 들였다. 늘린 용량만큼 띠부씰(떼었다 붙였다 하는 스티커)도 3개가 들어간다. 이에 롤케익 제품이 출시되면 포켓몬 띠부씰을 찾던 고객의 갈증도 일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용량이 커진만큼 가격도 1만원을 훌쩍 넘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SPC그룹은 포켓몬 IP(지적재산권)를 활용한 마케팅을 빵에만 한정하지 않고 있다. 포켓몬 인기가 식지않고 있는 만큼 다양한 상품군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과거 잘나가던 제품이 생산라인을 늘려서 실패했던 ‘증설의 저주’를 피하기 위해서다. 일례로 SPC그룹의 배스킨라빈스는 내달 포켓몬을 활용한 케이크와 아이스크림 제품을 어린이날에 맞춰 출시한다. 또 포켓몬 피규어 등을 만들어 매장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배스킨라빈스 하이브 한남점에서는 ‘포켓몬 위드 하이브 시티’를 열어 포켓몬을 입체적으로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준비하고 있다. 이에 하반기에는 파리바게뜨, 던킨, 파스쿠찌 등에서도 포켓몬을 활용한 신제품이 출시될 가능성이 크다.
SPC그룹은 포켓몬빵을 생산하기 위해 시화·성남·영남공장 등을 24시간 가동하고 있다. 그럼에도 온·오프라인에서 ‘오픈 런(매장 문이 열기전부터 줄을 서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편의점과 대형마트는 매일 아침 포켓몬빵을 사려는 사람으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온라인에서도 공식몰을 비롯해 11번가, H몰 등에서는 매일 오전 11시 판매 시작 후 1분도 채 안돼 매진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
포켓몬빵의 성공 뒤에는 칠십 평생을 빵만 연구한 허 회장이 있다. 어렸을 때부터 빵에 빠져있던 허 회장은 1983년 부친 허창성 창업주로부터 샤니를 물러받으면서 본격적으로 회사 경영에 뛰어들었다. 당시 샤니는 형인 허영선 전 삼립식품 회장이 경영하던 삼립식품의 10분의 1에 불과했다. 하지만 IMF 여파로 모태 기업인 삼립식품이 위기를 겪으면서 샤니를 탄탄하게 경영했던 허 회장이 도리어 2002년 인수했다. 이후 2004년 이름을 SPC삼립으로 바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2000년 초반 유행했던 포켓몬빵과 핑클빵도 허 회장이 샤니 경영 당시 만들어낸 히트 상품이다.
허 회장은 국내 성공에 만족하지 않고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SPC그룹이 생산한 빵으로 미국, 유럽, 동남아 등 시장을 공략해 ‘베이커리 한류’를 완성한다는 비전이다. 허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고객과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경험을 제공하고 초격차 기술을 확보해 글로벌 100년 기업으로 성장하자”고 주문했다. 이를 위해 허 회장은 중장기 연구기술 로드맵과 글로벌 식문화 트렌드에 대응할 수 있는 글로벌 연구개발 허브를 준비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SPC그룹은 현재 국내외 주요 도시에 총 52개 계열사를 운영하고 있다. 파리바게뜨, 베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 파스쿠찌 등 40여 개 브랜드의 글로벌 매장수만 약 6500개에 달한다.
SPC삼립 관계자는 “어린이부터 과거를 추억하는 성인까지 폭넓게 사랑받고 있는 포켓몬빵 ‘진화’를 테마로 맛과 품질, 띠부씰까지 업그레이드했다”며 “앞으로도 추억을 소환할 수 있는 포켓몬빵 신제품 출시가 다양하게 예정돼 있으니 기대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