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는 오는 31일 이사회를 열고 SK실트론 매각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매각 대상은 총수익스와프(TRS) 계약 지분 19.6%를 포함해 SK가 보유한 SK실트론 70.6%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보유한 지분 29.4%는 SK 보유 지분의 매각이 우선 완료된 후 매각 협상이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이사회에서 SK실트론 매각이 최종 결론나면 경영권프리미엄이 포함된 SK 지분을 우선 매각 대상으로 삼고, 이후에 최 회장 지분에 대한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기업 가치는 과거 3조~4조원대로 평가되기도 했지만, 그동안 반도체 밸류체인 가치 상승으로 이제는 최소 5조원 이상 규모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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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협상이 예상보다 길어지는 사이 반도체 시장 환경은 크게 달라졌다는 점이 변수로 꼽힌다. AI 서버 투자 확대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급증으로 반도체 공급망 전반의 가치가 재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글로벌 빅테크들의 AI 데이터센터 투자 경쟁으로 HBM 증설이 이어지면서 웨이퍼 수요 역시 중장기 성장세가 예상된다는 평가다. 웨이퍼는 반도체 생산의 출발점이 되는 핵심 소재인 만큼 AI 시대 전략 자산으로 손꼽힌다.
SK실트론은 반도체 칩의 핵심 기초소재인 실리콘 웨이퍼를 생산하는 국내 유일의 기업으로, 12인치 웨이퍼 기준으로는 세계 시장 점유율 3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SK하이닉스를 비롯해 글로벌 메모리·파운드리 업체의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이라는 점에서 양측이 매각 규모를 두고 줄다리기 협상을 할 가능성도 있다.
두산은 SK실트론 인수에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두산은 앞서 2022년 반도체 테스트 기업 두산테스나에 이어 2024년 이미지센서(CIS) 반도체 후공정 전문기업 엔지온을 인수하는 등 반도체 소재 장비 사업을 키우기 위해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SK실트론까지 확보하면 웨이퍼부터 전자소재, 테스트까지 반도체 밸류체인을 대폭 강화할 수 있다. 지난해 우선인수협상대상자 선정을 앞두고 구미 국가산단에 있는 SK실트론 본사 및 공장에 실사단을 보내 SK실트론 현장 실사도 진행할 정도로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이번 매각 변수로 최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24일 대법원 파기환송심에서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9440억원의 재산 분할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나온 만큼 최 회장이 현금 마련을 위해 개인 지분 처분 시기가 다소 빨라질 가능성도 있다. 다만 이는 최 회장의 개인적인 의사결정 사항으로 SK가 추진하는 경영권 매각과는 별개의 절차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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