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는 2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7년도 보건복지 분야 예산안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기초생활보장과 보육, 아동·청소년복지, 노인복지, 장애인복지, 돌봄, 주거복지, 보건의료 등 8개 분야를 분석한 결과다.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도 정부 총지출은 820조 9000억원으로 올해보다 93조원(12.8%) 증가했다. 반면 복지부 예산은 148조 7697억원으로 11조 2748억원(8.2%)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정부 전체 사회복지 분야 예산 증가율도 9.4%로 총지출 증가율을 밑돌았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사회복지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33.5%에서 내년 32.5%로 1%포인트 낮아졌다.
특히 노인복지 예산은 겉으로 드러난 증가율과 실제 돌봄 투자 사이의 격차가 컸다. 내년도 노인복지 예산은 31조 8450억원으로 올해보다 2조 7529억원(9.5%) 증가했다. 그러나 증가분의 92.2%인 2조 5389억원이 기초연금에 집중됐다. 기초연금을 제외한 나머지 노인복지 예산 증가율은 3.6%에 불과했다.
노인장기요양보험 사업운영 예산은 2조 6035억원으로 0.7% 증가하는 데 그쳤고 노인요양시설 확충 예산은 오히려 14.9% 감소했다. 장기요양보험 국고지원율도 법정 기준인 예상 보험료 수입의 20%에 못 미치는 18.6%로 편성됐다. 노인맞춤돌봄서비스 예산은 8.7% 늘었지만 지원 대상자는 사실상 확대되지 않았다.
장애인복지 분야에서도 돌봄과 자립을 뒷받침할 기반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장애인복지 예산은 6조 6496억원으로 11.5% 증가했다. 장애인연금 예산은 23.4%, 장애인활동지원 예산은 11.9% 늘었다. 발달장애인 돌봄지원 예산도 25.3% 증액됐다.
그러나 내년 장애인지역사회자립법 시행을 앞두고 장애인 지역사회 자립지원 본사업 예산 110억 3000만원은 전액 삭감됐다. 법률상 설치 의무가 있는 중앙장애인지역사회통합지원센터 운영 예산도 반영되지 않았다. 중증장애인자립생활지원 예산 역시 8.2% 줄었다. 장애인활동지원 대상자는 늘었지만 1인당 평균 급여시간은 동결됐고 발달장애인 주간활동서비스는 대상자 확대에도 월 제공시간이 축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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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 분야의 인공지능(AI) 관련 예산은 235억원으로 4배 이상 늘어난 반면 시도 사회서비스원 운영 지원비는 동결됐다. 종합재가센터 확충과 돌봄노동자 처우개선을 위한 별도 예산도 마련되지 않았다. 참여연대는 기술개발과 플랫폼 구축에 비해 현장에서 직접 서비스를 제공할 인력과 공공 돌봄시설에 대한 투자가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아동 돌봄 분야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났다. 아동·청소년복지 예산은 5조 1203억원으로 8.9% 늘었지만 증가분 대부분이 아동기본수당 확대에 집중됐다. 아동기본수당을 제외한 나머지 사업 예산은 오히려 263억원(1.2%) 감소했다. 성평등가족부의 아이돌봄지원 예산도 16.1% 줄었고 국공립어린이집 확충 예산은 16.9% 감소한 187억원에 그쳤다.
공공의료 기반 확충도 제한적이었다. 내년 신설되는 지역필수의료특별회계는 총 1조 2614억원 규모지만 21개 세부사업 가운데 18개가 기존 사업을 이관한 것이다. 실제 순증 규모는 약 2082억원에 그쳤다. 지방의료원 시설·장비 현대화 예산은 사실상 동결됐고 공공병원 파견 의료인력 인건비 지원도 3년 연속 동결됐다.
반면 저소득층 소득보장을 위한 기초생활보장 예산은 28조 7510억원으로 19.9% 증가했다. 생계급여와 의료급여 예산이 각각 17.7%, 25% 늘어나는 등 급여 확대는 뚜렷했다. 다만 근로능력이 있는 수급자의 탈수급 지원 예산은 9.4%, 자활성공지원금 예산은 약 75% 감소해 자립 지원은 상대적으로 위축됐다는 평가다.
참여연대는 이번 예산안이 기초생활보장과 장애인연금 등 소득보장에서는 진전을 보였지만 돌봄과 보육, 장애인 지역사회 자립, 노인 장기요양, 공공의료 등에서는 인력과 시설을 확충하기 위한 투자가 여전히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참여연대는 보고서에서 “복지지출의 단순한 확대를 넘어 돌봄중심 복지국가의 재정적 기반을 마련하는 과제가 남아있다”며 “이미 확보된 재정 여력을 어떤 방식으로 돌봄과 건강, 주거와 소득안정이라는 사회적 기반으로 전환할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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