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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안팎에선 SK스페셜티의 최종 기업가치가 얼마로 산정될지 주목하고 있다. 우협 선정 당시 한앤컴퍼니가 제안한 인수 금액은 4조3000억원이다. SK스페셜티의 지난해 상각전영업이익(EBITDA) 2400억원에 멀티플 20배를 적용한 수치다.
하지만 반도체 업황 부진과 동종업계 기업들의 매각 무산이 SK스페셜티 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SK스페셜티는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제조 공정에서 이물질을 세척하는 데 사용되는 고순도 세정가스인 삼불화질소(NF3)를 생산한다. 장기 계약으로 수익구조가 안정적인 특징이 있지만, 반도체 업황에 민감하다는 게 변수다.
올해 매각을 추진하던 효성화학 특수가스사업부의 매각이 불발됐다는 점도 우려 요인이다. 지난 7월 인수 우협으로 선정됐던 IMM 프라이빗에쿼티(PE)-스틱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은 당초 1조3000억원으로 제시한 기업가치를 8000억원 수준까지 낮췄고, 효성화학 측이 이에 불응하면서 결국 무산됐다. 국내 산업용 가스 2위 에어프로덕츠코리아 매각 역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5공장(P5) 건설 중단 등의 이유로 전면 중단됐다.
다만 SK스페셜티는 SK그룹 매출 비중이 높은 만큼 삼성전자 위주의 경쟁사와는 차별화됐다는 평가도 있다. SK스페셜티는 올해 상반기 3553억원의 매출을 냈는데, 이중 31%에 달하는 1084억원을 계열사 매출에서 냈다. 특히 SK하이닉스(000660) 단일 매출만 564억원에 달해 업황 부진의 타격을 빗겨갈 수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SK그룹과 한앤컴퍼니의 인연도 주목할 만하다. 한앤컴퍼니는 2018년 SK해운·케이카·SK디앤디 인수를 시작으로 최근 7년간 6개의 SK 계열사 관련 딜을 마쳤다. 올해 들어서도 SK엔펄스 파인세라믹스, SK플라즈마 지분 투자, SK스페셜티 인수 등 3번째 딜을 단행하며 끈끈한 동맹 관계를 과시하는 중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대기업 집단은 거래의 종결성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중도 파기나 마구잡이식 가격 할인을 요구하는 경우는 이례적이다”라면서 “한앤컴퍼니는 SK그룹과 여러 딜을 함께한 만큼 중대한 결함이 없는 한 이변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