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에선 2017년 파산한 글로벌 장난감 유통업체 ‘토이저러스’ 사례와 매우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토이저러스도 사모펀드 KKR과 베인캐피털파트너 등이 차입인수(LBO)로 피인수됐다가 막대한 부채 부담에 무너졌다. 당시 수천명의 실직자를 야기시켰던만큼 홈플러스의 근로자들의 우려도 커진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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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기업회생 첫 단계인만큼 이 같은 노조의 우려는 과도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하지만 일각에선 과거 사모펀드의 무리한 차입경영으로 파산까지 이른 토이저러스 사태와 비슷한 상황인만큼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상 영업을 할 것”이라는 MBK와 홈플러스 측 설명과 달리 일부 납품업체들이 제품 공급을 중단하는 등 ‘회생 기업’ 딱지로 인한 시장과 소비자 신뢰도가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어서다.
토이저러스 사례는 2005년 KKR과 베인캐피털이 LBO 방식으로 75억 달러에 인수했지만 이후 막대한 부채 부담에 시달린 끝에 파산에 다달했던 사건이다. 토이저러스는 피인수된 뒤 한동안 보유금의 절반을 이자 상환 비용으로 지출해야 했다.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경쟁력이라 할 수 있는 점포 확장, 판촉, 온라인 사업 성장 등을 강화할 여력이 부족했다.
경쟁력 있는 제품을 배치해 소비자를 오프라인 매장으로 이끌어야 하는 토이저러스 입장에선 타격이 컸다. 영업이 제대로 되지 않자, 토이저러스도 다른 납품업체들에게 지급할 대금이 지연되는 등 악순환이 지속됐다. 그 결과는 결국 파산보호 신청이었다. 본사의 약 3000명의 근로자가 실직했고, 전 세계 장난감 유통업계에도 타격을 입히는 등 후폭풍이 거셌다.
이 같은 토이저러스 사례는 현재 홈플러스 상황과 유사하다. 파산신청까지 가진 않았지만 온라인 환경에 밀린 오프라인 유통이란 산업적 환경 변화뿐만 아니라 사모펀드 MBK의 무리한 차입경영 속 막대한 부채 부담, 기업회생 신청으로 인한 납품중단 릴레이 등이 비슷하다. 홈플러스 근로자들이 최근 기업회생 신청 이후 벌어지는 혼란에 더 예민하게 반응하는 이유다.
특히 홈플러스는 차입금 상환을 위해 ‘매각 후 재임대’(S&LB) 방식을 도입, 자가매장을 임대매장으로 전환, 임대 비용으로 재무 구조가 더 악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소위 말하는 ‘알짜 매장’을 순차 매각하면서 대형마트 자체의 경쟁력도 잃었다는 지적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마트와 롯데마트도 같은 영업환경 속에서 점포 구조조정을 했지만, 특화 매장 개편 등으로 선택과 집중한 반면 홈플러스는 그런 전략이 눈에 보이지 않았다”며 “MBK가 투자에 인색하다는 얘기들이 업계 내부에서도 많이 흘러나왔던 게 사실인데 단순 회피가 아닌, 사업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방안부터 내보여야 하지 않겠나”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