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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실장은 조문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큰 슬픔을 겪고 계신 조희대 대법원장님과 유가족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했다”며 “대통령께서 직접 오시지 못해 비서실장을 보낸 것이라는 말씀을 드렸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 만큼 더 깊은 마음이 전달될 수 있도록 대법원장께 말씀드렸다”며 “대법원장께서는 깊이 감사드리고, 감사의 마음을 대통령께 꼭 전해달라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조 대법원장은 조문을 마친 강 실장을 직접 배웅했다.
앞서 조 대법원장 측은 가족들과 조용히 장례를 치르겠다며 외부 조문과 조화, 부의를 사양한다는 뜻을 밝혔다. 그럼에도 이 대통령이 강 실장의 조문을 직접 지시한 것은 국가 의전서열상 5부 요인이자 사법부 수장인 조 대법원장에 대한 예우를 갖추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5부 요인은 대통령과 국회의장,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국무총리를 가리킨다.
이번 조문은 청와대와 대법원이 대법관 후보자 임명 제청을 둘러싸고 정면으로 충돌한 직후 이뤄졌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 18일 노태악·이흥구 전 대법관의 후임으로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와 김성수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각각 이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했다.
청와대는 이 가운데 손 부장판사에 대해 지난 28일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기로 하고 조 대법원장에게 후보자를 다시 제청해달라고 요청했다. 대법관은 대법원장이 제청하고 국회의 동의를 받아 대통령이 임명한다. 그동안 대통령과 대법원장이 후보자에 관한 의견을 조율한 뒤 대면 제청하는 관례가 이어졌지만, 이번에는 손 부장판사 제청 과정에서 실질적인 협의가 없었다는 게 청와대의 판단이다.
반면 대법원은 대법관 임명 제청권이 헌법상 대법원장에게 부여된 독립적인 권한이라는 입장이다. 조 대법원장이 후보자 제청을 서면으로 통보하고 청와대가 이례적으로 재제청을 요구하면서 삼권분립과 사법부 독립을 둘러싼 논란으로까지 번졌다.
조 대법원장은 청와대의 재제청 요구가 공개된 뒤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며 이번 주 중 공식 입장을 밝히겠다고 예고했다. 그러나 부친상으로 입장 발표 시점은 다소 미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도 이날 조 대법원장과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을 증인으로 불러 서면 제청 경위를 물을 예정이었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 28일 “국회가 대법원장의 헌법상 독립적 권한인 제청권 행사에 관해 증언하도록 하는 것은 삼권분립과 사법부 독립에 반한다”며 불출석 의견서를 제출했다. 부친상까지 겹치면서 이날 법사위에는 노 처장만 출석했다.
이처럼 양측의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강 실장을 보내 직접 위로의 뜻을 전한 것은 인사 문제와 조문을 분리해 대응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다만 이날 빈소에서는 대법관 재제청 문제 등 현안에 관한 대화는 오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 대법원장의 부친 조부환 씨는 지난 30일 향년 93세로 별세했다. 발인은 다음 달 1일 오전 10시이며 장지는 경북 경주시 강동면 선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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