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75조원, 영업이익은 6조5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8일 공시했다. 증권가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7조9705억원)와 비교해 18%가량 낮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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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반도체 부진 여파가 컸다. 증권가에 따르면 반도체(DS)부문의 4분기 영업이익은 3조원 안팎일 것으로 추정된다. 메모리 반등을 타고 2분기 6조45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3분기(3조8600억원)에 이어 4분기까지 가라앉은 것이다. 이는 IT 전방 수요 둔화와 중국산(産) 저가 공세 탓에 범용 제품을 중심으로 가격이 뚝뚝 떨어졌기 때문이다. 반도체 업계 고위인사는 “지난 2023년 최악 불황 이후 불과 1년도 채 안 돼 메모리 겨울이 다시 온 것”이라고 했다.
더 시선이 쏠리는 것은 올해 실적이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실적 회복이 늦어질 수 있다는 시각이 짙은 가운데 1분기 혹은 2분기까지 바닥을 다진 후 다시 반등하는 ‘상저하고’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동시에 나온다. 이를 위해서는 엔비디아에 대한 5세대 HBM3E 공급이 최대 관건으로 꼽힌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CES 2025에서 기자들과 만나 “삼성의 공급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도 “삼성은 HBM3E를 새로 설계해야 한다”고 했다. 삼성전자의 HBM3E 납품은 시기의 문제라는 뜻으로 읽힌다. 이같은 기대 덕에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3.43% 상승했다.
LG전자도 이날 잠정실적을 통해 지난해 4분기 매출액 22조7775억원, 영업이익 1461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 역시 시장 눈높이에는 못 미친 수준이다. LG전자 관계자는 “해상운임 비용 부담을 비롯한 물류비 변동성 확대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