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계엄 특검’ 자체 발의키로…“野공세 방어·이탈표 차단 포석”(종합)

김한영 기자I 2025.01.14 16:36:54

14일 현안관련 기자 간담회
“野특검 수용 불가…강행 처리시 거부권 요청”
내란 선전·외환죄 제거…특검 추천 절차 변경
주진우 “법안 간극 크지 않아…野 양보 기대”

[이데일리 김한영 기자] 국민의힘이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한 특검 자체안을 발의하기로 했다. 당초 내부적으로는 특검 자체가 필요 없다는 입장이었으나 야당의 특검법 저지와 함께 당내 이탈표를 막기 위해 자체안을 발의하기로 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16일 본회의에서 특검 처리를 예고한 만큼 그전에 이번 발의안을 들고 협상에 나설 계획이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국힘, 특검 자체안 발의…“野 특검 수용 불가”

권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현안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자체 특검안을 발의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의 요청에 따라 야당과의 특검법 협상에 나서겠다”며 “위헌적 요소를 제거한 자체적 특검을 발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발의한 내란 특검에 대해 수용 불가하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이 발의한 내란 외환 특검법은 위헌적인 독소 조항이 너무 많은 악법”이라며 “헌법 파괴적인 특검법을 막아야 하는 상황에서 절반 이상 의원들이 독소 조항을 제거한 우리 당의 특검법을 제출하자는 의견을 제시한 만큼 어려운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권 원내대표는 여당이 제시한 특검안에 대해 야당이 협상에 나서지 않으면 최 권한대행에 즉시 거부권을 요청할 것을 시사했다. 그는 “민주당은 위헌적인 내란 외환 특검을 본회의에서 처리하려는 계획을 즉시 멈추고 협의에 나서야 한다”며 “협상 거부하고 특검을 강행 처리하면 즉시 최 권한대행에 재의요구권을 요청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같은 특검 자체안 발의에는 당내 이탈표를 막기 위한 현실적 대안인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발의한 내란 특검에 당내 6명의 이탈표가 발생한 것을 고려한 것이다. 권 원내대표는 “더 이탈해서 민주당이 제출한 특검이 통과하면 더 큰 재앙이 오기 때문에 지도부로서는 최악이 아니라 차악을 선택하자는 고육지책으로 법안을 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특검이 국회를 통과할 때까지 공수처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무리한 체포영장 집행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권 원내대표는 “특검을 통해서 대통령을 수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만큼 공수처는 특검법이 국회를 통과할 때까지 대통령에 대한 수사나 체포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체포가 목적이 아니라 수사가 목적인데, 특검이 통과되면 특검으로 수사권한이 전적으로 넘어가게 된다”며 “입법 추이를 보면서 기다리는 게 정답”이라며 무리한 체포영장으로 인해 유혈 사태가 발생한다면 전적으로 공수처의 책임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수사 대상 줄이고…특검 추천은 3여 개 기관 복수 검토

국민의힘이 발의 예정인 특검안은 수사 대상을 대폭 줄이고 특검 추천 절차를 변경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들은 △내란 선전 선동죄 수사대상 제외 △외환죄 수사 대상 제외 △유죄 예단한 표현 순화 △군사 기밀이나 공모상 기밀 압수수색 가능케 한 조항 삭제 △피의사실 공표 여지 있는 조항 삭제 등을 포함했다.

특별검사 추천 절차에 대해서도 내용이 변경됐다. 앞서 민주당은 대법원장의 추천을 받아 특검을 임명하도록 했다. 국민의힘은 이해충돌 소지를 근거로 들며 법원행정처장, 법학교수회장,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 등 복수의 추천을 받아 특검을 검토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수사기간과 인원은 상설 특검에 준하는 수준으로 결정됐다. 수사 준비기간은 20일, 수사 기간은 60일로 결정됐다. 수사 연장의 필요성이 인정될 시 최대 30일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특검 인원은 68명으로 정해졌다.

국민의힘 법률 자문 위원장인 주진우 의원은 “국민적 의혹이 있는 여러 부분들을 다 포함할 것”이라며 “국회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군인)을 투입시켰다는 의혹, 정치인과 공무원을 체포·구금하려 했던 의혹, 과정상 있었던 인적·물적 피해와 계엄을 사전에 모의했다는 의혹까지 다룰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그는 “여당과 야당의 안이 간극이 크지 않다”며 “민주당의 양보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오는 16일 본회의에서 내란 특검 처리를 예고한 만큼 여당은 그전에 야당과의 협상에 나설 계획이다. 김대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본회의가 열리기 전)야당이랑 협상을 나서야 하지 않겠나”라고 설명했다. 권 비대위원장도 “원내지도부에서 특검 발의를 발표하면서 야당과 협의하겠다고 한 걸로 안다”며 “우리는 당연히 열린 자세로 야당과 협상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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