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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상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엔비디아의 역할이다. 엔스케일은 이달 15일 31억 달러 규모의 무담보 전환사채를 발행했는데, 이 가운데 10억 달러어치를 엔비디아가 사들였다. 엔비디아가 참여한 전체 자금 조달 규모를 합치면 약 30억 달러, 원화로 4조 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엔비디아는 자사 GPU를 대량으로 쓰는 고객사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몸집을 키워온 회사인데, 이번에도 같은 패턴이 반복된 셈이다.
문제는 엔스케일의 실적이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매출은 1억 406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1040만 달러)보다 13배 넘게 늘었지만, 같은 기간 순손실은 3억 6890만 달러에서 10억 2000만 달러로 오히려 3배 가까이 불어났다. 매출원가가 매출을 넘어서는 구조여서 사업이 커질수록 적자 폭도 함께 커지는 모양새다. 경영진은 신고서에 회사의 계속기업 존속 능력에 대해 “상당한 의문”이 있다는 내용을 명시하면서도, 설비투자 속도를 조절하면 유동성은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엔스케일이 이 정도 몸값을 인정받는 이유는 향후 7년간 이행해야 할 계약 규모가 1030억 달러에 달하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앤스로픽 등이 주요 고객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고, 이 중 앤스로픽과 맺은 계약 규모만 450억 달러 수준으로 전해진다. 다만 이 계약들은 대부분 앞으로 지어질 데이터센터를 전제로 한 것으로, 현재 가동 중인 대형 시설이 얼마나 되는지는 신고서에도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엔스케일은 2년 전 가상자산 채굴 사업에서 분사해 나온 회사로, 14개 거점에 걸쳐 10기가와트 이상의 전력 파이프라인을 확보해 둔 상태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순환거래’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엔비디아가 투자자인 동시에 자사 GPU를 팔 고객사이기도 한 구조이기 때문이다. 앤스로픽 역시 평소 인공지능 안전성을 강조해 온 회사인데, 이번 상장이 ‘AI 안전 논쟁’이 본격화된 이후 나온 첫 대형 인공지능 관련 기업공개라는 점도 함께 거론되고 있다. 상장 주관은 골드만삭스, JP모건, 모건스탠리가 맡았으며, 엔스케일은 올봄 135억 달러 안팎의 기업가치로 투자를 유치한 바 있어 이번 목표가는 반년 만에 두 배 이상 뛴 수준이다.
<마켓잉크 장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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