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도 기준에 밀려”...고관절 골절 수술 공백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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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치영 기자I 2026.03.13 11:12:06

상급종합병원서 일반 수술할 수 없어
정형외과 교수 사직률 15.2% 급증

[이데일리 안치영 기자] 초고령사회로 고관절 골절 환자가 늘고 있지만 일부 환자들이 수술할 병원을 찾지 못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실제 수술 난이도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상급종합병원에서 고난도 정형외과 수술을 하지 못해 환자가 치료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정형외과 측의 설명이다.

오주한 대한정형외과학회 이사장이 13일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안치영 기자)
대한정형외과학회는 13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정책과 연동된 중증도 산정 체계로 인해 고령 고관절 골절 환자가 제때 수술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관절 골절은 고령층에서 흔히 발생하는 대표적인 중증 질환으로, 수술이 지연될 경우 폐렴과 욕창, 심혈관계 합병증 등 2차 합병증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 우리나라는 2024년 노인 인구 1000만 명을 넘어 초고령사회에 진입했으며, 고관절 골절 환자도 2014년 3만1629명에서 2023년 4만1809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의료현장에서는 고관절 골절 환자가 수술 가능한 병원을 찾지 못하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심혈관질환이나 당뇨 등 기저질환을 동반한 고령 환자의 경우 중환자 관리와 다학제 협진이 가능한 상급종합병원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지만, 일부 병원에서는 정형외과 전문 인력 부족과 수술실 배정 축소 등으로 즉각적인 수술이 어려운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학회는 이러한 현상의 배경으로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과 연계된 중증도 산정 구조를 지목했다. 오주한 대한정형외과학회 이사장은 “현재 상급종합병원은 전문진료질병군 비중을 최대 70%까지 높여야 하는 기준을 적용받는데, 이 과정에서 다수의 암 수술은 전문진료질병군에 포함되는 반면 정형외과 고난도 수술 상당수는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병원들이 구조전환 기준을 맞추기 위해 전문진료질병군 중심으로 수술 구조를 재편하면서 정형외과 수술실 배정이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고관절 주위 골절 수술이나 악성 연부조직 종양 수술처럼 실제로는 고위험·고난도 수술임에도 행정적 분류상 일반진료질병군으로 포함되는 사례에 대해서는 제도적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정형외과 인력 이탈도 이어지고 있다. 학회에 따르면 2024~2025년 상급종합병원 정형외과 지도전문의 873명 가운데 133명이 사직해 사직률은 15.2%로 나타났다. 지방의 경우 사직률은 19.1%로 더 높아 지역 의료 공백 우려도 제기된다. 전공의 대상 설문조사에서도 장기적으로 대학교수를 희망하는 비율은 27%에 그쳤으며, 외상·골절 분야 전공 희망자는 5%, 소아 및 종양 분야는 각각 2% 수준에 불과했다. 낮은 수가와 의료소송 위험, 고난도 수술 대비 보상 부족 등이 응급 수술 분야 기피의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학회는 실제 수술 난이도와 환자 위험도를 반영한 중증도 산정 체계 정교화와 함께 정형외과 고위험·고난도 수술이 필수의료 체계에서 제대로 반영될 수 있도록 정책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 이사장은 “15.2% 교수 사직이라는 수치는 단순한 인사 이동이 아니라 구조적 변화의 신호”라며 “초고령사회에서 중증 근골격계 질환 치료 접근성이 흔들리지 않도록 제도적 정비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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