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야 vs 철야…불붙은 ‘맞불 집회’
선고일까지 헌재 인근서 양측 농성 이어질 듯
전날 저녁엔 양측 충돌 벌어지기도
[이데일리 정윤지 방보경 기자] 헌정사상 세 번째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일을 앞두고 헌법재판소 앞은 폭풍전야다.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하는 보수단체와 파면을 촉구하는 진보 단체가 철야 농성을 벌이고 있는데 양측이 충돌 직전까지 가는 아슬아슬한 상황까지도 벌어졌다.
 | 2일 오전 서울지하철 안국역 6번출구 앞에서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측이 윤석열 대통령 8대0 파면을 촉구하며 철야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방보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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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기일 이틀 전인 2일 오전 헌재 주변에서는 양측이 철야 집회를 이어가고 있었다. 이날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 등 탄핵 촉구단체는 전날 오후 9시부터 안국역 6번 출구 앞에서 280m쯤에 달하는 도로를 차지한 채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현장에서는 은박지와 담요, 패딩 등을 두른 채 누워 있거나 철야농성에 대비해 침낭을 챙겨온 이들도 눈에 띄었다. 집회 참가자들은 밤샘 집회에 피곤한 안색이었지만 사회자의 구령에 맞춰 “윤석열 파면” 등 구호를 외쳤다. 전날 오후 6시쯤 집회에 와 밤을 새웠다는 김소을(39)씨는 “탄핵 인용이 안 된다면 나라가 망하는 것이고 우리가 이렇게 평화적으로 집회하는 건 사법체계를 믿는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5당도 장외투쟁을 이어갔다. 이날 진보집회 현장에 온 야5당 관계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 1000만명의 서명이 담긴 탄원서를 헌재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하원오 비상행동 공동의장은 “불과 72시간 만에 윤석열 파면을 촉구하는 100만명 서명이 모였다”며 헌재의 8대0 만장일치 파면 결정을 촉구했다. 불교계에선 윤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며 오체투지를 하기도 했다.
 | 2일 오후 서울지하철 안국역 5번출구 앞에서 열린 탄핵 반대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탄핵 기각”을 외치고 있다. (사진=정윤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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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단체도 막바지 세 결집에 나섰다. 이날 오전 9시 김은혜 의원 등 국민의힘 관계자 20여 명은 안국역 5번 출구 앞에서 열린 자유통일당 등 탄핵반대집회 농성장에 방문했다. 오후 2시쯤에는 참가자 700명(경찰 비공식 추산)이 집회 장소에 모여 “탄핵 기각” “이재명 구속”을 외쳤다. 이들은 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당 대표 등을 저격하는 노래인 ‘배신자들’에 맞춰 “밟아 밟아”를 불렀다.
경찰의 ‘헌재 주변 150m 진공상태’ 계획에 헌재 앞을 메우던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재동초, 안국역 주변 등으로 밀려난 모습이었다. 통제구역 입구마다 배치된 경찰은 지나가는 시민에게 우회하라고 안내하거나 외국인 관광객들만 통행을 허가했다. 일부 참가자들에게는 신고된 집회 장소로 이동해달라고 설득하기도 했다. 경찰의 안내에도 윤 대통령 지지자 10명 내외는 여전히 통제구역 입구에서 “탄핵 기각”을 외쳤다. 이들과 주변 상인은 서로 고성을 지르며 마찰을 빚어 경찰이 제지에 나서기도 했다.
선고일이 발표된 지난 1일 저녁엔 양측 진영이 맞닿은 인사동길 인근에서 욕설과 몸싸움이 오가는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경찰의 제지로 크게 번지진 않았지만 긴장감은 크게 높아진 상황이다.
 | (그래픽= 문승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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