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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업계에 따르면, AI가 메일이나 보고서를 대신 작성하는 사무보조 AI 시장을 넘어, 올해부터 본격적인 산업용 AI 시장이 열릴 전망이다. 산업용 AI는 기업이 산업 현장에서 보유한 정형·비정형 데이터를 생성형 AI와 연결해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기술로, IDC에 따르면 2028년까지 전 세계 AI 지출은 6320억 달러(907조 6784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중 45%는 금융 서비스, 소프트웨어 및 정보 서비스, 소매업이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SK C&C는 SK텔레콤과 협력해 산업 특화 AI 인텔리전스 서비스 ‘AI 에이전트’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금융 시장에서 검증된 ‘마켓캐스터’ 기술을 바탕으로, 에너지, 반도체, 배터리 등 산업별 맞춤형 전략적 의사결정을 지원한다. 특히, 공급망 관리와 생산 최적화에 활용될 계획이다. SK C&C는 AI를 통한 의사결정 고도화와 그룹 주요 산업에 맞춘 AI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포스코DX는 창립 15주년을 맞아 올해 산업용 AI와 로봇 자동화 기반으로 인텔리전트 팩토리 확산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포스코DX는 스마트팩토리를 넘어 AI, 로봇, 디지털트윈 기술을 통해 고도화된 인텔리전트 팩토리로 발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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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브에이아이와 모비젠은 빅데이터를 플랫폼화해서 생성형AI와 연결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모비젠의 엄태덕 부사장(CTO)은 지난 21일 한국인공지능산업협회 주최 조찬 포럼에서 “최근 생성형AI는 수많은 비정형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며, “생성형AI와 빅데이터 플랫폼을 결합해 국방, 의료, 사이버보안 등에서 활용 가능한 산업용AI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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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산업용AI의 성공 여부는 데이터 생태계 활성화에 달려 있다고 입을 모은다. 국내 IT기업들이 LLM 개발에서는 글로벌 빅테크에 비해 경쟁력이 부족하지만, 빅데이터 플랫폼을 연계한 산업용AI 시장에서는 충분한 경쟁력이 있는 만큼, 데이터 규제 완화와 활용성 향상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정선 LG유플러스 고문은 21일 김앤장법률사무소와 한국데이터법정책학회가 주최한 세미나에서 “AI 학습을 위해서는 대량의 데이터셋이 필요한데, 현재는 이를 구하고 활용하는 데 많은 제약이 있다”며 “이를 해결할 제도적 보완과 데이터 유통 활성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AI가 생성한 증강 데이터나 합성 데이터가 원천 모델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며 “개인정보 보호나 저작권 충돌을 최소화할 특례 조항 마련과 함께, 익명화, 비식별화, 합성 데이터 생성 및 사용 표준화를 포함한 실질적인 가이드라인 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경만 과기정통부 인공지능정책관은 “(국회를 통과한) AI기본법만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지 않는다”면서 “데이터에 대한 기본적인 컨셉을 다시 재정립하고 저희 부처가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것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