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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관세방망이'에 성장률 더 떨어지나…한은, 통화정책에도 영향

장영은 기자I 2025.04.03 15:42:40

트럼프, 韓 25% 등 고율 상호관세 부과조치 발표
해외 이어 국내서도 올해 0%대 성장 가능성 제기
개별협상 통해 관세 협상 여지 남겼으나 불확실성↑
통화정책도 재검토 불가피…이창용 "시간 필요"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이 현실화하면서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의 추가로 하락 압력이 강해졌다. 0%대 성장률을 보게 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그야말로 전방위적인 고율 관세 부과에 직접적인 대미 수출 타격은 물론 전 세계 교역이 위축되면서 간접적인 피해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사진= AFP)


◇한은 “예상보다 안 좋은 상황…전망 수정 필요”

한국은행 관계자는 3일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관세 부과 조치에 대해 “지난 2월 경제전망에서 전제로 삼았던 기본 시나리오에 비해 더 안 좋은 상황”이라며 “우리나라에 부과한 관세 자체도 전체 품목에 대해 26%면 예상했던 것에 비해 높은데다 우리뿐 아니라 전 세계 60개국가에 높은 관세를 부과함으로써 글로벌 교역이 위축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망의 수정이 필요한 상황인 것으로 판단된다”며 “성장의 하방 위험이 상당히 커졌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앞서 2월 경제전망에서 미국발 무역갈등을 전망의 가장 큰 불확실성 요인으로 꼽았다. 올해 1분기부터 중국에 관세를 부과하고 여타국에는 연내 관세 부과를 시작한 이후 후년에는 완화하는 것을 전제로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을 1.5%로 전망한 바 있다.

향후 미국이 개별 협상을 통해 관세율을 낮출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기기는 했으나 직간접적인 피해는 불가피한 상황으로 보인다. 당장 시행될 고율 관세와 중국을 비롯한 상대국들의 보복 조치로 갈등이 격화될 수 있어서다.

김진욱 씨티 이코노미스트는 “대략적으로 미국 관세가 1년 동안 한국 국내총생산(GDP)를 약 0.375% 감소시킬 것으로 추정된다”며 “예상보다 강한 미국의 상호 관세는 한국의 2025년 GDP 성장률 전망치인 1.0%에 하방 압력을 준다”고 판단했다.

앞서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은 최근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2%에서 0.9%로 내렸으며, 영국의 리서치 회사인 캐피털 이코노믹스(CE)도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0%에서 0.9%로 하향 조정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위원은 이날 발간한 리포트에서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조치를 “시장이 우려했던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평가하면서, “2분기부터 대미 혹은 대아세안 수출 둔화 등으로 국내 성장률의 추가 둔화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보여 일부에서 언급되던 올해 0%대 성장률 가능성이 가시화되는 분위기”라고 했다.

한은의 2월 경제전망 당시 미 관세 시나리오와 우리나라 성장률과 물가에 미치는 영향. (자료= 한국은행)


◇통화정책에도 영향…다시 성장으로 무게추 기울까

한은의 통화정책 역시 전면 재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다. 새로운 경제 지표와 대내외 중요 변수를 반영하는 것이 기본이기는 하나, 2월 금융통화위원회의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이후 전제를 뒤흔드는 대형 이벤트가 터졌기 때문이다.

미국의 대표 IB 중 하나인 웰스파고는 “유럽과 아시아에 부과된 관세율은 시장 예상을 크게 상회했으며 글로벌 경기둔화 및 인플레이션 우려가 증가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처럼 고강도 관세 조치에 따른 성장의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는데다 국내 정치 리스크도 재차 확대될 위험이 있다. 4일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 결과 선고 이후 그 결과에 따라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증폭되거나 정국 불안으로 간신히 소폭 반등했던 경제심리가 다시 냉각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김진욱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관세 조치로 경제 성장에 대한 한은의 우려가 커질 수 있기 때문에 금통위가 4월로 추가 금리 인하 시점을 앞당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봤다. 씨티는 한은이 5월, 8월, 11월에 각각 25bp씩 금리를 인하해 연말 최종금리가 연 2%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기본 시나리오로 제시하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부동산 금융 관련 컨퍼런스에 참석을 계기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 관세 정책의 국내 영향을 묻자 “내일 (탄핵심판) 결과를 보고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다”며 “우리 조사국에서 지금 관세 효과를 살펴보고 있는데 그 분석과 내일 결과를 합해서 성장률 등을 다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2월 금통위 이후 시장에서는 추가 인하 시점으로 5월을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압도적으로 많았으나, 최근 가계부채 급증세 재현 우려에 금리인하 기대가 하반기로 후퇴하는 양상이었다.

트럼프 관세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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