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변호사공익대상 단체부문을 수상한 법무법인 동인의 이성보(사법연수원 11기) 공익위원장은 13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법조계 공익활동의 방향성을 이같이 제시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장과 국민권익위원장을 지낸 그는 2019년 3월 법무법인 동인 대표변호사로 합류한 뒤 2022년 5월부터는 공익위원장을 맡아 법인의 공익활동을 이끌고 있다.
|
지난해 동인이 거둔 가장 큰 공익활동 성과는 형법상 친족상도례 조항의 헌법불합치 결정을 이끌어낸 것이다. 동인은 공동대리인단으로 참여해 형법 제328조 제1항에 대한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친족상도례는 가족 내부의 결정을 존중해 친족 간 재산범죄에 대한 국가 개입을 최소화하자는 취지로 도입됐지만, 오히려 가해자에게 면죄부를 준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특히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친족의 경제적 착취 범죄를 처벌할 수 없다는 문제가 지적됐다. 이번 결정으로 헌법이 보장하는 보편적 권리를 확인하고, 범죄자에 대한 온당한 처벌을 통해 사법 정의를 실현하는 길이 열렸다.
동인의 또 다른 주목할 만한 성과로는 2019년 군 내부 최초의 ‘공익신고자’ 인정 사례가 있다. 국방부의 의뢰로 법률자문을 제공한 사안에서 상관의 비위를 신고한 육군 소령이 공익신고자로 인정받았고, 이에 따라 보복성 징계절차도 철회됐다. 국방부는 업무 수행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시민감사관으로 구성된 청렴옴브즈만 제도를 도입했는데, 동인의 법률자문은 이 제도의 실효성을 입증하는 첫 사례가 됐다.
이성보 위원장은 “공익활동이라고 하면 기부나 봉사만 떠올리기 쉽지만, 우리는 법무법인인 만큼 법적 차원에서 불합리한 부분들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동인은 최근 사회적경제 프로보노단을 발족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강원지속경제지원센터, 서초구 사회적경제 통합지원센터와 협력해 청년 창업기업들에게 법률·회계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주목할 만한 점은 법조계 전반의 공익활동 네트워크 구축이다. 동인을 포함한 주요 로펌들은 공익활동 협력 방안을 함께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노인요양시설 내 학대 문제 해결을 위한 심포지엄을 개최하는 등 사회적 과제 해결을 위한 법제화에도 힘쓰고 있다.
이 위원장은 “매출과 수익만을 좇다보면 일반 사기업과 다를 바 없다”며 “공익활동을 포함한 사회적 책임을 망각한다면 법인으로서의 건전성과 건강성을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계했다. 그는 미국의 대형 로펌들이 프로보노(Pro Bono) 활동을 활발히 하는 것처럼, 한국의 로펌들도 공익활동을 통해 사회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