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J제일제당의 지난해 분기보고서를 보면 원·달러 환율이 10% 오르면 세후 이익이 약 198억원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상 역시 환율이 5% 오르면 세전이익이 80억원가량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고환율 상황이 이어지면서 기업마다 대책 마련에 분주한 상황”이라며 “주요 원재료 수입처를 확대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지만 수익성 방어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에 이어 환율까지 오르면서 살얼음판이 이어지고 있다”며 “통상 3~6개월 기준으로 고정환율 계약을 하는데 계약 갱신 시기에 지금과 같은 환율수준이라면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환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경우 추가적인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문제는 내수절벽으로 초가성비 제품 중심의 불황형 소비가 이어지고 있어 가격 인상이 수요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인 셈이다.
실제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전국 식음료 제조업체 1561곳을 대상으로 한 ‘2024년 식품산업 경기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식품산업 경기 현황지수는 86.2로 3분기(106.0) 대비 19.8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산업의 경기 악화 원인으론 내수 부진과 소비 패턴의 변화 등 ‘소비자의 소비량 감소’가 61.2%로 꼽혔다. 고금리와 환율 상승 등 ‘국제정세 악화로 인한 경제 불안’이 22.9%로 뒤를 이었다. 올해 1분기 전망도 밝진 않다. 1분기 식품산업 경기 전망지수는 98.5로 지난해 4분기(102.6) 대비 4.1포인트 하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마트나 편의점이 제안하는 할인 프로모션에도 응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며 “그동안 일부 손실을 감수하고 참여했지만 부담이 가중되고 있어 이마저 어려워질 것”이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