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포괄적 위임 확인해달라"…'한정후견' 신격호에 소송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지난해 7월 경영비리 재판에 출석하며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휠체어를 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의결권 행사 권한이 자신에게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신동빈 회장의 구속 후 신 전 부회장의 경영권 흔들기가 계속되는 모양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신 전 부회장은 이날 신 총괄회장을 상대로 대리권 확인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아직 지정되지 않았다.

신 총괄회장은 현재 치매 등을 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여동생 신정숙씨의 신청으로 지난해 6월 대법원에서 한정후견인 선정이 확정된 바 있다.

신 총괄회장의 한정후견인으로는 ‘사단법인 선’을 선정됐다. 서울가정법원은 이어 지난해 10월 사단법인 선이 신 총괄회장의 주주권 행사 권한도 행사하도록 결정했다.

당시 법원은 신 총괄회장의 두 아들인 신 전 부회장과 신 회장이 경영권 분쟁을 이어가고 있어 신 총괄회장의 의사와 무관하게 주주권이 행사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신 전 부회장은 대리권 확인 소송을 제기하며 “대법원에서 후견이 확정되기 전에 신 총괄회장으로부터 주식을 가진 모든 계열사에 대한 포괄 위임장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도 “대법원 확정 판결 직전인 지난해 4~5월경 신 총괄회장이 맑은 정신 하에서 장남에게 마지막으로 작성해준 위임장”이라며 “법정에서 작성 당시 모습이 담긴 동영상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대법원 결정에도 불구하도 한정후견인에게 주주권한 행사 대리권이 있는지에 대해선 불명확해 ‘사단법이 선’이 지난해 10월 추가로 이를 법원에 청구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소송은 신 전 부회장이 대법원 확정 결정 전에 위임장을 받은 만큼 신 총괄회장에 대한 지분에 대한 주주권 행사 권한이 자신에게 있다는 점을 확인받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동생 신동빈 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밀려났던 신 전 부회장은 지난 13일 신 회장이 국정농단 관련 70억원 뇌물공여 혐의로 징역 2년6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되자 공세를 재개했다.

앞서 신 전 부회장은 2014년 말부터 2015년 초 자신이 총괄하던 일본 롯데 계열사에서 순차적으로 해임되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그는 “아버지의 뜻”을 앞세워 신 회장을 상대로 소송전에 돌입하며 경영권 분쟁을 시도했다. 그러나 신 총괄회장에 대한 한정후견 지정이 결정되고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잇따라 패배한 바 있다.